시카고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사건 이후 40년 여전히 미해결로 남은 ‘그 날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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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전, 미국전역이 3일 간 이어진 독극물 테러사건으로 공포에 떨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카고가 있었다.
1982년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발생한 ‘시카고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사건’은 시카고 지역 교외에서 일곱명의 피해자를 낳고 3천 1백만 병의 타이레놀 약물 리콜사태를 발생시키는 등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7명을 사망케 한 독극물을 넣은 주범이 누군지는 사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이 범인이 지역 식료품점과 약국에서 타이레놀 병을 입수해 약이 들어있는 캡슐에 청산가리를 주입했다고 밝혔다. 독극물이 들어간 이 약병들은 다시 알링턴하이츠, 엘크그로브빌리지, 샴버그 등지의 가게로 옮겨져 버젓이 판매되었다.
사건 당시 12세로 타이레놀 캡슐을 먹고 사망한 매리 켈러만은 이 살인 사건의 첫 피해자로 기록되어있다. 그는 감기에 걸려 학교를 쉬고 아버지가 준 약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약 직후 코마 상태에 빠진 그는 구급대원이 도착하기도 전에 독극물로 인해 숨을 거뒀다.
수 시간 후, 같은 가족의 세 명의 식구들 또한 근육통 등으로 타이레놀을 섭취하고 쓰러져 사망했다. 이 중 두명은 앞선 두 식구의 사망이유를 모른채 타이레놀을 복용해 비극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엘름허스트, 시카고, 윈필드 등지에서 비슷한 사례로 사망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사망의 원인이 타이레놀로 지목되자, 해당 약품을 생산하는 존슨 앤드 존슨은 시중에 풀린 3천 1백만 병이 넘는 타이레놀을 모두 리콜하고, 누군가 무단으로 약품의 성분을 바꿀 수 없도록 포장방식을 변경했다. 독극물이 주입된 타이레놀이 연쇄사망사건의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처음 지적한 건 알링턴하이츠의 은퇴 간호사 헬렌 젠슨이었다. 그는 피해자 다수가 사망한 가족이 복약한 타이레놀 약병에서 6개의 캡슐이 사용되었으며, 이 약병이 피해 당일 구매되었다는 영수증을 발견해 타이레놀과 사망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사건 이후 수많은 제보에도 불구하고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다.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제임스 루이스는 시카고에 거주했으며 1983년 존슨 앤드 존슨으로부터 “합의금을 내놓으면 살인을 멈추겠다”는 편지를 보내 1백만 달러를 갈취하려했다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루이스는 이 혐의로 12년 간 복역했다.
현재 76세로 매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에 살고 있는 루이스는 최근 다시금 시카고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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