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흑인운전자에 최악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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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차량검문 받게 될 확률 백인의 5.2배 달해

 

 

미국의 3대 도시 시카고에서 흑인이 운전 중 교통 단속에 걸려 차를 세우거나 차량 수색을 받게 될 확률이 백인에 비해 5.2배나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지역 언론은 뉴욕타임스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시카고는 흑인 운전자에게 미국내 최악의 도시”라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주법상 교통 단속 대상을 인종별로 구분, 기록에 남기도록 한 일리노이·노스 캐롤라이나·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 등 4개주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일리노이주도 스프링필드에서 흑인 운전자가 교통 단속에 걸릴 확률은 백인보다 2.7배 더 높았고,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 도시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도 흑인 운전자 단속 비율이 백인의 2.2배에 달했다. 이처럼 대부분 도시에서 경찰이 백인 운전자에 비해 흑인 운전자를 훨씬 더 높은 비율로 단속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차량 검문 결과 마약이나 밀수품 등 불법 물품이 발견된 사례는 백인에 비해 흑인이 20~30% 더 적었다.

2010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카고시의 인종별 인구 구성은 백인 45%, 흑인 32%, 히스패닉계 28%, 아시아계 5.5% 등(중복 선택 포함)이다. 그럼에도 시카고 경찰이 교통 단속을 이유로 차를 세우거나 차량 수색을 벌인 사례가 흑인 운전자에 불균형적으로 몰려있다.

이에 대해 전미시민자유연합(ACLU) 일리노이지부 대변인 에드윈 욘카는 “시카고의 인종별 거주지 분리 현상이 미국에서 가장 심하다는 점이 한가지 요인일 수 있다”며 “백인 다수 거주 지역에 흑인이 운전하는 차가 나타나면 경찰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ACLU가 시카고 교통 단속 사례를 분석한 결과, 흑인 주민이 거의 없는 백인 동네에서 흑인 운전자가 단속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았다. 일례로 흑인 인구가 1%도 되지 않는 제퍼슨파크 지역의 흑인 운전자 단속 건수가 약 10%를 차지했다.

일리노이주는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인종 차별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03년 ‘교통단속 통계연구법’을 제정하고 단속 대상의 인종을 기록에 남기고 통계 자료를 매년 발표하도록 했으나 관행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욘카는 “미국내 46개주가 교통 단속 대상의 인종별 통계를 수집하지 않고 있다”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을 덮어놓고 아무 문제 없는 척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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