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미국인 40% 한달 버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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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실업자 중 상당수가 비상시 대처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다 보니 소득 절벽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식료품 무료 배급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로이터]

61%는 500달러로 없어···600만명 당장 소득절벽
실업수당만 의존 2,800만명···추가 수당 나오기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 상태에 있거나 근무 시간이 줄어 준 실업 상태에 있는 미국인 10명 중 4명 정도는 한 달을 버틸 경제적 여유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각종 경제적 지원 혜택들이 연이어 종료되고 새 직장을 구해 일터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국 내 실업자들이 ‘소득 절벽’(income cliff) 으로 내몰리고 있다.

CNBC는 사회보장연금 정보를 제공하는 ‘심플리와이즈’(SimplyWise)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로 근무 시간이 줄면서 임금이 삭감된 경우를 포함해 직장을 잃어 실업 상태에 있는 미국인 중 38%는 현금성 자산이 없다 보니 한 달을 버텨 낼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보도했다.

더욱이 2주도 버텨 낼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놓여 있는 실업자의 비율도 2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자의 61%는 전당포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내다 팔지 않으면 단돈 500달러도 수중에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초 1,128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심플리와이즈의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내 실업자들이 경기 침체에 따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다 보니 실업 관련 지원이 끊겼을 경우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7월말 현재 실업수당에 의존하는 실업자는 2,8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연방노동부는 보고 있다.  이미 연방정부가 지급했던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은 지난 7월 말로 종료됐다.

연방정부 추가 지원금 없이 각주에서 지급하는 실업수당이 이들의 수입 전부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주 최대 450달러가 지급되고 있으며 평균 실업수당 금액은 340달러다.

추가 경기 부양책은 공화, 민주 양당 사이에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의회 문턱마저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실업자들이 소득 절벽에 직면하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마켓 컨설트’(Market Consult)에 따르면 600달러 추가 실업수당 지원금이 사라지면서 약 6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이 당장 이번 달부터 각종 페이먼트를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렌트비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도 퇴거를 유예하는 연방정부의 지침도 지난달로 효력을 잃어 각 주나 지방정부의 퇴거 유예 조치가 없다면 실업자들의 퇴거 대란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60대 미국인 중 20% 정도가 직장을 잃었거나 무급 휴직 중이라는 사실이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재취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조기 은퇴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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