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 대처 법안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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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상원 법제정 토론
92대 6 압도적 찬성
연방차원 강력 뒷받침

미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대상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연방 차원에서 강력 대응하도록 하는 법안이 연방 상원에서 본격 논의에 들어가 초당적 합의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CNN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연방 상원은 증오범죄 방지법안에 대한 토론을 개시하는 절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92, 반대 6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연방 상원의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대처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향후 연방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CNN 등은 분석했다.

현재 연방의회에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대응 강화 법안은 메이지 히로노 연방상원의원과 그레이스 멩 연방하원의원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 발의했고, 리처드 블루멘탈 연방상원의원도 ‘노 헤이트’ 법안을 발의한 상태로, 이날 연방 상원이 이들 법안을 심의하기로 절차 투표를 통과시킴에 따라 법안 처리에 청신호가 커진 것이다.

이들 법안에는 ▲아시아계 등 증오범죄 피해자가 쉽고 빠르게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고를 허용하고 ▲연방 법무부 등 사법당국이 신속하게 증오범죄를 처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증오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강화하는 등 관련 조치 도입도 포함됐다.

지난달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으로 한인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등이 사망한 후 증오범죄 방지 법안을 발의한 히로노 상원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다양한 반아시아계 범죄 사례를 보다 철저히 파악하기 위해 법안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공화 양당이 아시아 증오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복수 법안들의 병합 처리에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이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던 데에는 공화당의 입장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공화당은 그간 증오범죄법 처리에 미온적 입장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쿵 플루’ 혹은 ‘차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부르면서 증오범죄를 부추긴 측면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13일 오찬 회동 이후 모든 증오범죄에 대응하는 광범위하고 초당적인 연방법 제정으로 방침을 선회하며 증오범죄법 처리에 물꼬가 트였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였던 중국계 일레인 차오 전 연방 교통장관의 남편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아시아계 여성의 남편으로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은 심각한 문제”라며 “양당이 합의를 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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