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옷 바꾸려다”… 한인가족 참변에 충격·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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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희생 한인 일가족 추모 물결

지난 6일 텍사스주 달라스 근교 앨런 지역의 아웃렛 샤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 일가족(본보 8일자 A1·2면 보도)은 사건 당일 6세 아들의 생일선물을 교환하기 위해 이 샤핑몰을 찾았다가 비극을 당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2년 전 발생한 조지아주 애틀란타 스파 총격 참사에 이어 무고한 한인들이 인종증오 범죄에 다수 희생됐다는 점에서 전국의 한인사회가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달라스 한인사회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희생된 가족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인 조규성(37)·강신영(35)씨 부부와 3세된 아들 제임스가 현장에서 사망하고 6세 아들 윌리엄은 어깨에 총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나와 치료를 받고 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6세 큰 아들은 몸의 부상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태이지만, 졸지에 부모와 동생을 모두 잃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진 상태로 전해졌다.

현지 한인들은 목격자 증언과 여러 정황을 토대로 숨진 엄마 강씨가 6세 아들을 감싸안아 보호해 아이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매체들에 따르면 이들 일가족 모두 시민권자로 이민 변호사였던 조씨와 치과의사인 아내 강씨 모두 어려서 미국에 이민 와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한 1.5세였으며, 한인 교회를 다니며 봉사활동 등 주변 한인들을 돕는 각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변호사 사무실 사이트 소개란을 보면 “한국에서 태어나 달라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법은 가장 열정을 가진 분야로, 1990년대 초 이민자로 살았던 저의 경험을 폭넓은 법률 지식과 결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한다”고 돼 있다.

이들 일가족을 돕기 위해 지인들이 개설한 ‘고펀드미’ 계정이 8일 오픈돼 미 전역에서 온정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애니라고 이름을 밝힌 고펀드미 페이지 작성자는 “지난주 토요일 규(조규성씨)와 신디(강신영씨), 윌리엄(큰아들), 제임스(작은아들)는 앨런 아웃렛 몰을 방문했다”며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3세로, 그들은 윌리엄이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거기(아울렛)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빛과 사랑,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그날 오후가, 8명의 희생자를 남긴 총기 난사 학살로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신디와 규, 3살 제임스는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 포함됐고, 가족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5만 달러를 목표로 개설된 이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이날 하루도 채 안 돼 약 1만7,200명으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성금이 쇄도해 오후 7시 현재 90만1,856달러가 모금됐다.

피해 가족의 장례식 절차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달라스 한인회는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우리 동포사회의 일원으로 좋은 평판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아름다운 한인 가족의 사망 소식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슬픔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