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가 미국내 50개주 가운데 처음으로 알러지 응급처치제 ‘에피펜’(EpiPen)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15일 지역 언론과 USA투데이·CNN방송 등에 따르면,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미성년자가 급성 알러지 쇼크 치료 목적으로 에피펜을 이용할 시 주입기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내년 1월 1일 법안이 발효되기전 일리노이주에서 영업하는 모든 건강보험사들은 “(알러지 반응을 진정시키는 응급약물)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 치료 목적으로 필요한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주입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추가해야 한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한 후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진일보”라고 강조했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줄리 모리슨 주상원의원은 “음식 알러지를 비롯 심각한 알러지 증세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피펜에 의존하는 가정이 어느 때보다 많다”면서 “생명을 구제할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 심각한 알러지 질환이 있는 어린이가 돈이 없이 에피네프린 주사를 공급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알러지·천식 네트워크’ 측은 일리노이주가 에피펜 비용의 보험 적용을 법으로 의무화한 미국내 첫번째 주라고 확인하며 “이정표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카고 트리뷴은 “연간 공제액까지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고 주사약값은 별도여서 가계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에피펜은 땅콩·계란·조개·꽃가루·거미·벌 등으로 인해 전신 알러지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가 왔을 때 생명을 구제할 수 있는 분량의 에피네프린을 공급한다. 에피네프린은 근육을 완화시켜 기도를 확장시키고 붓기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에피네프린 자동 주사장치 에피펜은 원래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가 개발해 2개들이 1상자당 57달러에 판매했다. 그러나 밀란이 2007년 미국내 독점 판매권을 얻은 후 한번에 9~15%씩 가격을 올려 2017년에는 600달러대까지 값이 치솟으며 ‘폭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부와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밀란은 300달러까지 가격을 내렸으나, 알러지 반응을 쉽게 일으키는 자녀를 둔 가정에 여전히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방식품의약청(FDA)이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가 만든 최초의 에피펜 복제약을 승인하면서 가격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통상 복제약은 원제품의 8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한편, 화이자는 지난달 특허만료 의약품을 판매하는 사업부인 업존을 떼낸 후 밀란과 합병시켜 새로운 복제약 전문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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