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유용한 식품 상식] 굴비와 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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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art 이주용 차장

안녕하세요! 가정의 달 5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추운 날씨는 지나간 듯 보여지고 앞으로 다가올 더운 여름을 맞이하는 기간이 왔습니다. 한국은 이렇게 선선한 4~5월은 우리가 즐겨 먹는 생선인 ‘굴비’ 농사가 한창입니다. 국가를 막론하고 예전처럼 ‘조기’ 및 바다에서 나오는 자연산 생선이 많이 잡히지는 않는 아쉬운 현실이지만 그래도 날씨가 선선한 이 시기의 한국은 1년 중에 ‘조기’를 ‘굴비’로 만드는 아주 좋은 기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 ‘조기’와 ‘굴비’는 같은 생선입니다. 그러면 과연 조기와 굴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본론에 앞서 조기는 우리나라,일본 그리고 중국 근해와 세계 각지 바다에 아주 널리 퍼져있는 흰살생선으로써 조기의 종류는 자세히 들어가면 약 150여종이 될 정도로 아주 다양합니다. 요즘은 조기가 고급생선으로 취급되며 비교적 높은 가격에 구입하여야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에는 고등어나 꽁치와 같이(꽁치도 최근에는 가격이 뛰었지만) 많이 잡히는 아주 흔한 생선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조기라고 불리우는 ‘Croaker’ 라는 생선도 비교적 많이 잡히고 가격도 저렴한 생선이었는 데, 현재는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조기와 굴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간단합니다. ‘소금에 절여 말린게 되면’ 굴비이고 그렇지 않으면 조기입니다. 마치 우리가 잘 알고있는 ‘명태’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명태도 처리 방식에 따라서 이름이 ‘동태’ 와 ‘황태’ 처럼 이름이 바뀌는 것처럼 ‘굴비’도 원래는 ‘조기’인 것 입니다.

그리고 ‘어디서’ 혹은 ‘어떻게’ 소금에 절였는가에 따라 ‘영광굴비’, ‘법성포굴비’ 그리고 저장 방식에 따라 ‘보리굴비’ ‘반건조 굴비’ 등으로 이름이 나눠지게 됩니다. 그러나 얼만큼의 기간을 말려야 ‘이것이 굴비다’ 라고 정해져 있는 원칙은 없습니다. 따라서 소금에 절인 ‘조기’가 바로 ‘굴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예전의 전통방식 즉 ‘해풍에서 3~4개월 이상 정성것 말린 굴비’가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팔릴 것이고 맛도 일품일 것입니다. 마치 포도로 만든 술인 와인도 숙성도와 만드는 방식 그리고 지역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다르듯이 ‘굴비’도 비슷합니다.

보리굴비는 염장한 조기를 통보리 항아리에 넣고 보관한데서 유래한 것인데, 예전에 냉장고가 없는 시절에는 생선을 장기간 보관하기 어려워 이런 방식을 취했습니다. 외관상 굴비와 보리굴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굴비의 살이 하얗다고 한다면 보리굴비는 보리의 색인 갈색입니다. 오래 숙성된 만큼 굴비보다 맛이 더 깊고 진하며 특유의 향이 납니다. 보리굴비 역시 얼마만큼의 기간을 더 말려야 보리굴비다 라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선 기술의 발전으로 보리가 있는 항아리에서 굴비를 만들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히 미국에 거주하시는 우리 소비자들께서는 신뢰가 있는 브랜드의 상품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굴비란 이름은 재밌는 유래가 있습니다. 고려 16대 왕인 예종 때에 척신이였던 ‘이자겸’은 그의 둘째딸을 예종에게 시집 보낸 뒤에 공신이 되었으나 예종이 죽자 왕위를 탐내던 왕제들을 물리치고 외손자인 태자 해를 인종으로 옹립하여 그의 확고한 세력기반을 다져 나갔습니다. 이것도 불안해서인지 이자겸은 인종에게 그의 셋째딸과 넷째딸을 시집보내어 왕권까지 찬탈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려다 결국은 ‘전남 영광’으로 유배를 당하게 되었는 데, 이자겸은 영광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앞 바다에서 잡힌 조기 맛에 반하여 이 조기를 자기가 `비굴` 하지 않다는 뜻으로 굴할 굴(屈) 아닐 비(非)의 굴비(屈非)라고 이름지어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이자겸은 귀양살이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유배지에서 죽었지만 이후 영광 굴비는 궁중 진상품이 됐으며 이것이 굴비의 원조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굴비는 냉동보관이 좋으며 드실때마다 자연해동으로 녹히는 것을 추천드리며 보다 더 큰 싸이즈를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