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앞두고 ‘결항대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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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항공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공업계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대규모 결항과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로이터]

항공사·공항 코로나발 해고, 승객들 급증에 대처 못해
일방적 결항 통보에 소비자만 피해 불만 높아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이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또 다시 결항과 지연 등 항공 대란이 우련된다.

앞서 미국에서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에만 항공편 7,000여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며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올해 메모리얼 데이 연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방역규제가 완화되며 맞는 첫 연휴로 항공 수요 급증이 예고됐는데 항공사들이 사실상 낙제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일부 결항은 기상 악화가 원인이기도 했지만 결항 규모가 예상 밖으로 커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 단행된 항공업계의 대규모 인원 감축 때문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가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으나 항공사와 공항에는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거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충분한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대형 항공사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재정적 피해가 불어나면서 수만명의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와 공앙 인력들을 감원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채용에 나섰지만 아직도 필요한 인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인력을 보충하려 해도 인건비가 급등해 여의치 않아 악천후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직원 결근, IT 시스템 불통, 정전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항공 대란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되면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가디언은 “더블린, 파리, 토론토, LA, 스히폴 할 것 없이 전 세계 허브 공항에서 인력이 없어 항공편이 지연 또는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의 결항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간다. 항공사들의 결항 통보는 출발하기 하루나 이틀 전에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항공편이 출발하기 몇 시간 전에 통보되는 경우도 많아 짐을 싸고 공항에 왔던 승객들은 휴가나 출장 일정이 망가져버리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최근 LA에서 앨라스카를 여행하려고 했던 한인 김모씨는 저녁 7시 비행기가 결항됐다는 이메일 통보를 전날 밤에야 받아 부랴부랴 대체 항공편을 구해야 했으며 결국 휴가를 이틀이나 손해봤다.

여기에 항공료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왕복표는 평균 400달러를 넘어 2019년 여름보다 24% 비싸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5% 인상된 것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