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2개월 앞인데…한국행 항공료 2,0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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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한국행 항공료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조기 구매가 권고되고 있다. 삼호관광 직원들이 항공권 예매와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박상혁 기자]

여행 수요 급증에 가격 ‘들썩’, 3월말·4월초 ‘3말4초’ 현상

5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여름 성수기 한국행 항공권 가격이 벌써부터 상상치 않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노(No) PCR검사’, ‘노 마스크’에 여름 성수기 한국행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권 가격에 고공행진의 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국적항공사들의 증편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여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행 항공권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여 지난해 5~6월에 벌어진 ‘금값 항공료’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행 항공권 가격에 ‘3말4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월 말과 4월 초에 한국행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 이르는 말인데, 팬데믹 이전 시기에 여름 성수기 항공권 가격 상승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척도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3말 4초’ 시기의 한국행 항공권 가격은 출발일과 입국일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크지만 대략 싸게는 2,000달러에서 많게는 3,500달러 사이에서 형성되어 있다. ‘3말4초’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올해 여름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징조인 셈이다.

한국행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는 한인 여행업체들은 3월에 들어서면서 한국행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전 직원을 동원해 항공권 예매와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일상 회복과 함께 방역 수칙 완화로 5~6월 한국 여행에 나서는 한인들의 항공권 예약이 급증한 상황”이라며 “14명의 직원이 항공권 예약 업무에 매달리고 있지만 받지 못하고 있는 전화 문의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개월 정도 남겨둔 여름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의 여름 성수기는 항공사별 차이가 있어 대한항공은 5월18일부터 7월4일까지이고, 아시아나항공은 5월22일부터 7월4일까지다. 이를 기준으로 오는 6월8일 LA를 출발해 7월20일 돌아오는 일정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가격은 이코노미석을 기준으로 2,100~2,200달러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주중 출발과 도착이란 점을 감안하면 주말에 출발과 도착하는 항공권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비싸다. 성수기를 피해 7월5일 LA출발해 같은 달 20일에 돌아오는 일정의 한국행 항공료도 1,900달러를 넘어서 2,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료 역시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5월20일 출발해 6월23일 돌아오는 일정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1,500달러를 넘어섰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5월분 예매가 이미 완료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름 성수기 한국행 항공권 가격이 2개월 전부터 들썩이고 있는 데는 수요에 비해 국적항공사들이 공급하는 좌석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LA-인천 노선에 A380을 1일 2회 운항했지만 회복세는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는 올해 여름 성수기 항공 수요가 지난해 수준에 맞먹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난해 항공권 급등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태양여행사 써니 최 대표는 “매일 한국행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보니 ‘요즘 한국행 항공료가 얼마냐’고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국제 유가와 환율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어 여름 성수기로 다가갈수록 항공권 가격은 더 상승해 지난해 가격 급등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춘추여행사 린다 송 대표는 “현재 상승세로라면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며 “오늘이 가장 적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으로 여행 날짜 변경 없이 조기에 항공권 구매를 하는 게 최선의 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