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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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27일 처리 어려워 내년 초까지 이어질 듯

공무원 38만명 무급휴가… “트럼프 마이웨이 탓”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갈등으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오늘(24일)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언론들에 따르면 예산 지원이 중단된 9개 연방부처와 소속 기관 업무가 중단됐지만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24~25일)로 인해 당장 큰 영향은 체감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성탄 연휴가 끝나는 26일부터는 셧다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23일 인터뷰를 통해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방상원이 27일 본회를 열기로 했으나 셧다운을 중간시킬 수 있는 긴급지출법안을 합의 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음주까지 셧다운이 계속되면 그 영향은 광범위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는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퇴직자와 기금의 가치를 떨어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셧다운으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다. 전체 210만명의 연방공무원 중 80만명이 셧다운 영향권에 들어 있다. 

USA 투데이는 “정부기관의 4분의1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방과 치안 등 미국인의 생명과 재산보호, 공공안전에 직결되는 필수공무를 위해 80만명 중 42만명은 업무를 계속한다. 필수공무원이 아닌 38만명은 무급휴가에 들어간다. 국토안보부는 직원 24만5,000명 중 대부분인 21만3,000명이 필수 공무 담당이다. 세관국경보호국, 이민세관단속국, 교통안전청, 해안경비대 등이 해당된다.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직원을 최소화해 운영하며 공원 정상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인력부족으로 일부 공원의 폐쇄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리조나주 ‘그랜드 캐년’, 유타주 ‘아치스·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국립공원’ 등은 주정부 차원에서 계속 운영되며 뉴욕 ‘자유의 여신상’도 계속 개방된다.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경우 당장에는 개방하지만 셧다운 기간에 따라 후에 폐쇄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셧다운 사태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일정을 더욱 촉박하게 만들어 원활한 합의도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양국은 지난 1일부터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중지하는 ‘휴전’에 합의한 상태다. 

양국은 내년 1월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무역 회담을 추진해왔지만 이대로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미국 측의 회담 준비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들어 세번째 셧다운이 현실화되면서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통치행위가 빚어내는 파열음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 방송은 “대통령이 혼란을 야기하고 통제되지 않은 권한 행사를 추구하면서 성탄연휴가 ‘최고의 질서파괴자’가 빚어낸 대혼돈으로 얼룩졌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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