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없어 광고 못하니 기사만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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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50주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하는 총영사관

동포사회 홍보계획 없고 주류사회 일부 매체만 광고 예정

 

올해로 개관 50주년을 맞은 시카고 총영사관(총영사 이종국)이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홍보가 태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총영사관은 본보에 보내온 5월30일자 보도자료에서, 다양한 개관 50주년 문화행사를 소개하면서 동포사회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측이 계획하고 있는 행사들은 창원 K-POP 월드 페스티벌, 비보이 및 국악 락밴드 공연, 한복 패션쇼, 클래식콘서트, 한식 소개, 한지 강좌, 총영사배 태권도대회, 아시안팝업시네마 한국영화상영 등 개관 50주년 기념 이벤트답게 매우 다채롭다.

문제는 이같은 대대적인 50주년 기념 이벤트에 대한 동포사회 홍보계획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편성된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총영사관의 하병규 문화담당 영사는 지난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업예산중 광고예산은 주류사회에 행사를 홍보하는데 쓰일 예정이고 동포언론에 책정된 예산은 없다. 늘 광고를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동포언론에 대한 광고예산 편성은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없었다. 광고 대신 행사때마다 보도자료를 뿌리고 있다. 그나마 받은 광고예산도 적어서 온라인 매체 등에만 광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 영사는 “오는 7월말 시카고 해리스극장에서 열리는 이벤트의 경우도 극장측에서 뉴스레터를 뿌리는 것을 이용할 것이고, 공관이 가진 이메일 리스트,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 홍보할 계획이며 일정금액을 할애해 다양한 행사를 소개하는 온라인 웹사이트 ‘타임아웃’ 등에 홍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화회관과 공동주최하는 한식 행사는 문화회관 예산으로 별도의 광고가 나갈지도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총영사관 담당영사의 답변을 종합하면, 이번 개관 50주년 이벤트의 홍보는 부족한 예산으로 주류사회 일부 매체에만 광고할 계획이고 동포사회 미디어에 광고할 계획은 없으며, 다만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사에 기사를 당부한다는 입장이다. 홍보는 기사는 물론 광고도 병행돼야 그 효과가 크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광고는 언론매체를 통해 특정 행사나 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많은 단체나 업체 등이 비용을 들여가며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연의 경우, 주최측은 한사람이라도 더 참석케 하기 위해 언론사에 광고를 하고 또한 기사도 부탁하는 것이다.

개관 50주년을 맞아 규모도 크고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기로 한 총영사관이 이를 몰랐다면 ‘무지’이고, 알고도 계획단계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면 시카고 동포들은 각종 행사에 참석치 않아도 상관없고 타인종 관객들만 많이 참석하면 된다는, 즉 동포사회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총영사관측이 본보에 보내온 보도자료에서 “동포사회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는 문구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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