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吾舌尙在(오설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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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문인회 방두표

이 말은 ‘내 혀가 아직 성하게 남아있다.’ 라는 뜻으로 옛날 중국의 전국시대 때, <장의>(張儀)라는 모사(謀士)가 있었는데, 뛰어난 언변(言辯)과 설득력(說得力)으로 천하를 주름 잡던 변론가(辯論家)였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아직 뜻을 펴지 못하고 때를 기다리던 시절, 한번은 큰 봉변(逢變)을 당했는데, 초(楚)나라 재상의 연회(宴會)에 참석했다가 진귀한 보석이 없어졌는데, 그가 도둑(盜賊)의 누명(陋名)을 쓰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매를 맞았다. 글줄이나 읽고, 말을 좀 한다던 남편이 그런 꼴을 당하고 오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탄식(歎息)했을 것은 당연한 일. 그러자 <장의>가 물었다. ‘내 혀를 보시오, 아직 있소?’ 어이없는 질문에 아내는 ‘물론 있습니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그는 ‘그럼 되었소.’ 하며 매질 당한 수모(受侮)를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각오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오설상재(吾舌尙在)’란 말이 생겨났습니다. 비록 몸은 망가져도 ‘혀’(舌)만 살아있으면, 뜻을 펼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말(言)로 행세하는 사람에게는 사실 ‘혀’처럼 중요한 무기(武器)이자 생존수단은 없습니다. 그래서 사업에 실패 했을 때나 정치에 실패 했을 때,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한가지만이라도 남아 있으면, 그것이 새로운 희망이 되어 스스로를 재기(再起) 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쓸 수 있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후에 실제로 <장의>(張儀)(기원전?- 310년)는 진(秦)나라 혜문왕(惠文王) 때 신임을 받아 연횡책(連橫策;連衡策)을 주장하여 진(秦)나라 동쪽에 있는 6국을 횡(橫;衡)으로 연합하여 진(秦)나라를 섬기자는 주장으로, 한(韓), 위(魏), 조(趙), 연(燕), 초(楚),제(齊)의 6국을 말하는 것으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기여를 하였으며 이로 인해 무신군(武臣君)지위에 올랐다.

이에 반대되는 주장을 편 사람이 연(燕)나라 소왕에 의해 등용된 소진(蘇秦)이 합종책(合從策)을 제시, 진(秦)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6국이 서로 동맹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그의 합종책은 후에 <장의>의 연횡책에 의해 깨지게 됩니다. <소진>과 <장의>는 원래 귀곡선생(鬼谷先生)의 제자로 서로는 친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먼저 <소진>이 연(燕)나라에 가서 합종책으로 이미 천하를 주름잡고 맹활약을하고 있었습니다. 후발주자(後發走者)인 <장의>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동안 갈고 딱은 유세술(遊說術)로 <소진>의 합종책은 지금 천하를 하나로 묶어 형제의 맹약(盟約)을 맺게 하지만 친형제조차 재물을 다투는 법인데 지금 겨우 사기와 배반을 일삼는 <소진>의 하찮은 계책에 의지하고 있으니 그 실패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왕께서는 지금 진(秦)나라를 섬기지 않으시면, 진나라는 군대를 일으켜 즉시 공격을 할 것이고. 합종의 약속은 지키지도 못 한 채 귀국은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강대국인 진(秦)나라를 섬기는 것이 제일 상책입니다. 다른 나라 왕들도 모두 <소진>의 합종책을 깨고 <장의>를 통해 진(秦)나라와 화친(和親)을 맺었습니다.

세치밖에 안 되는 혀, 그러나 그 작은 장기(臟器)를 움직여 나오는 말의 위력(威力)은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 가정의 부모, 친구 사이 필수적이면서 조심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