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구원의 의미(선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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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로뎀교회 담임/시카고)

 

구원이란 무엇인가? 대부분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구원은 살아생전 예수 잘 믿다가 죽어서 천당 가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 말은 물론 부분적으로 맞지만, 구원에 대한 포괄적이고 온전한 이해라고 할 수 없다. 개혁주의는 구원을 죄와 죄의 심판으로부터 자유롭게 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예수라는 이름의 뜻에서도 알 수 있다. 예수의 뜻은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마 1:21)이다. 그렇다. 구원의 본질은 죄로부터의 구원이다.

죄란 무엇인가? 죄의 기준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다. 이점이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을 사는 현대인의 관점과 다르다. 죄는 하나님 마음에 합당하지 않는 모든 생각, 감정,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에 어떤 질서를 부여하고 이들이 하나님의 뜻에 맞게 움직이도록 하셨다. 그런데 인간은 이를 거부하여 자기의 뜻에 맞는 존재가 되고 자기의 뜻에 맞는 삶을 산다. 이것이 죄다.

죄는 본질적인 면에서 원죄와 본죄로 나눌 수 있고, 실천적인 면에서 소극적 죄와 적극적 죄로 나눌 수 있다. 원죄는 아담이 지은 인류 최초의 죄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원죄가 있다. 하지만 이 말이 하나님께서 아담이 지은 죄를 그의 후손들이 담당케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담의 원죄로 모든 인간은 죄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본죄는 원죄(죄의 본성, 또는 죄의 존재)로 인해 각 개인과 사회에 나타나는 죄의 열매를 일컫는다. 이를테면 살인, 도적질, 간음 등이다. 원죄가 뿌리라면 본죄는 열매고, 원죄가 마음과 관계된다면 본죄는 행동과 관계되며, 원죄가 존재론적(being) 이라면 본죄는 실존적(existential)이다. 적극적 죄는 하나님이 금하신 것을 어긴 행위, 즉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을 행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것을 어기는 것이 적극적 죄다. 소극적 죄는 하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셨다. 이를 어기는 것이 죄이다.

이처럼 죄의 기준은 하나님으로서, 하나님 마음에 합당하지 않는 모든 생각, 감정, 행위이다. 구원은 바로 이런 상태로부터의 해방, 즉 인간이 하나님의 뜻에 맞는 존재가 되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순종이다. 그러므로 구원이란 일차적으로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순종의 삶을 가리킨다. 자신이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가? 그렇다면 구원받았다. 즉 선한 삶,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삶 자체가 구원이다. 물론 구원은 우리의 행위로 받지 않는다. 선한 삶을 살기 때문에 구원받는 것은 아니다. 구원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은혜로 받는다. 그러나 성경적인 선한 삶 자체가 구원이다. 왜냐하면 구원은 죄짓지 않는 순종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성경적인 선한 삶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보통 정의하는 선한 삶과 구별하기 위함이다. 성경적 선한 삶은 부패한 영혼을 성령께서 중생, 즉 거듭나게 하셔서 영혼에 성령을 주심으로 새로운 영혼이 되었다는 전제를 요구한다. 그래서 하나님을 찾고, 진리에 대해서 목마르며, 자기의 죄성에 대해서 무한히 슬퍼하고, 자기 자신의 힘으로 구원할 수 없음을 알아, 하나님께 기도하여, 회개하고, 성경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며, 이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여, 성품이 본질적으로 바뀌어서, 이로부터 나오는 선한 삶을 말한다. 이런 삶을 사는 것이 구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구원은 선한 행위로 받지 않으나 선한 행위 자체가 구원이다. 왜냐하면 죄로부터의 탈출이 구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