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노년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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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그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어린아이부터 백세된 노인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태어나면서 부터 어느 시기까지는 인간관계가 늘어난다.  그런데 사회생활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을 하면, 즉 은퇴를 하게 되면 인간 관계는 급속히 좁아진다.  인간 관계가 좁아 질 즈음엔 자식들이 부모에게 이기적인 존재로 다가 오기도 하고, 행복을 가져다 주는 천사로도 닥아오기도 한다.  이럴 즈음에 개개인 마다 단순취미가 생기면서 또다른 자기만의 세상으로 들어 가게 된다.  이것은 은퇴한 모든 사람들이  또 다른 사회 규범 속으로 들어 간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인들은 사회적인 취미를 선택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례는 아주 미약하다. 이것은 언어장벽과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서 이민 1세들에게는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미국의 많은 병원에는 나이드신 분들이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한인 이민 1 세들괴 비슷한 나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과거와 우리의 과거는 달라도 너무 다른 토양 위에서 성장을 한 것이다.

   1960년대를 전후한 한국의 사회상은 한마디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는 참새가 죽을 때, 짹하고 죽지를 않고 빽 하고 죽는다는 우스개 말이 유행 했을 때였다.  즉 빽 ( 뒤에서 받쳐주는 세력이나 사람 속되게 이르는 말 ) 없으면 출세고 뭐고 아무것도 못한다는 이야기 였다. 그런 시대적인 배경을 뒤에 두고 청춘 시기를 보냈던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이제는 80대 전후반의 나이가 된 것이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명제를 놓고 고민을 해야 만 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이다. 그 때의 미국은 풍요로움 속에 먹을 걱정 없이 자란 젊은이들은 히피문화라는 걸 탄생시킨 시기였다.  지금은 노인(senior)이란 같은 테두리 속에 있다고 볼수 있으나. 태생적으로 한국 노인과 미국 노인들은 달라도 너무 다른 그룹이다. 

노인()의 의미는  말 그대로 표현을 하면 늙은 사람인데,  그런데 모두를  늙은 사람으로 정의를 내릴 수는 없다.  굳이 꼭 집어서 한마디로 한다면,  거동(擧動)이 불편해진 나이든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움직임이 좀 둔해도 감정은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감정을 크게 확대해서 보면 그 속에 엄청나게 큰 자존심이란게 도사리고 있다.  이것은 모든 노인이 다 같다.  여기서 노인들이 자신을 돌아 봐야 할 이유가 생긴다. 그것은 어느 누구든지 노인을 보고 의식적으로 적대시 하는 눈초리로 보거나,  또는 피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본다 해도 그들을 미워하거나 노여워 하면 안된다.  젊은이들은 늙음이란걸 조금은 싫어 하는 것인데,  늙음을 감싸고 있는 추레한 외형 때문에 더욱 더 싫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하기에 노년에 들어서면 자신의 외모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렇게 외형이 다르게 되어가는 노인들을 이해 하기란 늙어 보지 않고는 100% 이해하기란 어렵다.  젊은이들 노인들을 존경의 대상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노인이란 피할 수 없는 선배들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자존감과 자존심이 노인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이 갖고 있는 자존심 속에는 경험이란 어마어마한 보석이 숨겨져 있음을 이해 해야 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많은 수의 노인들은 자본주의 산업문명 속에서 오래 살아 오신 분들이다. 이 말의 의미는 경제적인 안정과 나름대로의 사회적인 성공,  삶의 가치와 의미를 골고루 경험 하신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갖고 있는 관념체계는 젊은이들은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긍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노인을 그렇게들 안 본다.

  노년의 자존심 속에는 분별력이 있음을 이해 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노년에게 찾아 오는 우울감이나 서운함을  아예 안 느낄 수는 없겠지만,  노인들도 스스로가 자기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외모에 관심을 갖고, 자기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