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노년 생활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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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점(點)이 이어지면 선(線)이 되듯이,  삶의 순간 순간을 모아 보면  이것이 우리의 일생일 것이다.  이런 삶 속에 행복함이 공존해 있기를 바라는게 노년에 갖게 되는 또 다른 희망이다.   그런데 이 희망이 노년의  부부에게는 다르게 닥아 온다.  은퇴 부부의 동상이몽(同牀異夢)이란게 생기게 된다.  서로 바라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다.  은퇴한 남성에게 점점 더 필요한 것은 아내, 와이프, 처, 마누라, 그리고 집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은퇴한 여성이 제일 바라는 것은 요리 잘하는 남편이거나, 아내 말 잘 듣는 남편이거나가 아니라 집에 없는 남편이라는 말도 있다.  이러니 일찍 죽을까봐 걱정 할게 아니라, 오래 살 것을 걱정해야 한다.  운이 나쁘면 120세까지 산다는 말이 있듯이 대책 없는 장수는 축복이 아니다.

  노년의 생활 속으로 평등하게 닥아 오는 것이 사회복지, 사회적 만족감, 사회적 복리(social wellbeing) 가 있다. 여기엔 객관적인 차이가 있을수 있으나 거의 비슷비슷하다. 갖고 있음의 많고 적음이 다르더라도 생활 반경이 비슷하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삶을 즐기는 무게가 비슷해지는게 노년의 삶이 된다.  특히나 만족한 노년의 생활이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적응력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노후 생활에 만족도가 큰 사람들은 은퇴대비여부에 따라서 달라짐을 보게 된다. 한국은 비자발적(非自發 的)인 은퇴자가 많고, 미국은 선택적인 은퇴자가 많은듯 하다.

   은퇴자들은 돈을 벌 때와 안 벌 때에 나타나는 경제적 상태, 사회적 역할, 건강, 연령 등등. 객관적인 요소와 주관적인 변화를 서서히 인식을 하게 된다.  은퇴자들은 어느 시기까지는 “소일거리”를 갖고  잘 버티어 낸다.  그러나 이 비율은 50%를 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다.  나머지 50%는 은퇴 전과 아주 다른 생활 환경을 받아 들어야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유로움 쪽으로 가는게 아니라 오로지 식욕을 충족시키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은퇴 후의 생활에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는 반복해서 표현을 하지만,  흥미로운 일이 없다거나, 건강상의 문제를 갖고 있거나 가족간에 구체적인 유대감이 없으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표정에는 즐거움이 사라지고 어두운 표정을 갖고 살게 된다.  더구나 지금은 원치 않는 통제를 받고 사는 시대가 되었다. 노년이 되어서 쓰고 싶고. 가고 싶은 것에 대한 통제가 너무나 견디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어제도 오늘이요, 내일도 오늘 같은 무한 반복적인 생활 테두리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노년이 되면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저하 되어 가고 있음에 더욱 더 어려움을 갖게 된다.

  노년이 되면 전혀 상상도 못해 본 무망감(無望感, Hopelessness)이란게 찾아 온다. 우울함과 고독감이야 그런데로 이겨 낼 힘이 있지만,  희망이 없는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것은 또다른 고통으로 다가온다.  이에 대한 정신건강문제의 해결은 소일거리를 찾는 것만이 특효약인듯 하다.  은퇴 후의 생활 수준은 주거 환경이 크건,  경제적인 여유가 있든지, 사회적인 명성의 끈을 쥐고 있건,  모두가 비슷하거나 같다는 것이다.  타인이 인정치 않는 우월감에 사로 잡혀 사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이는 소아병적인 정신 장애를 갖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은퇴이후의 제일 큰 덕목 중에 하나는 경제적인 독립 및 심신(心身)의 안정이 최우선 인듯하다. 경제적 독립이란 가까운 지인들과 마음 놓고 점심이라도 대접할 정도면 되는 것이다.  개개인의 성격의 차이 일런지 모르나, 각자가 쥐고 있는 검정 봉지 안에 든 인격을 꺼내 보여야 한다. 나이 들어 늙어 간다 해서 인격이 소용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인격은 끝까지 잘 닦아 놓아야 함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인격은 “ 정체성 자본 (identity capital) “ 이기에 하는 말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인생의 종료기(Terminal Stage)라는게 있다. 이때는 자기에게 찾아 온 질병에 대처하는 강인한 용기가  필요 할것 같다. 몸의 건강을 위한 운동도 중요하지만, 질병과 싸울 용기도 키워야 함을 인식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