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많이 벌고 적게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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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요기고가/글렌뷰)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지금의 세상이 변화되어 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컴퓨터 시스템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첨단 문명의 이기(利器)가 한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물들은 사물인터넷이라 하여 우리 주변으로 점점 빠르게 접근해 오고 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새로운 것들이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이젠 인간은 쏙 빼고,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탁이 된 세상이 도래(渡來)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모든 세상 만사는 음과 양이 있는 법이다.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면도 있다. 지금의 노년들이 사는 세상은 누가 뭐라해도 좋은 세상이다. 그렇담 이와 반대되는 나쁜 세상은 언제 일까.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지금의 노년들이 누리는 세상보다는 불편 할 수도 있다는 예측들을 한다. 과거 몇년 동안 달라진 세상을 보면, 별의별 세대가 생겨나고 없어지고 하였다. 누구나 아는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라는 것도 있고, 밀레니엄 세대라는 것도 있다. 이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는 과학 문명이 발달된 첨단의 세상에서 살게 될지는 모르나, 경제적인 풍요는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 같다. 그들이 은퇴를 하게 되면 생활의 패턴이 달라 진다. 우리가 사는 미국에서의 30년이나 40년 후면, 수명은 길어 지고, 경제적인 여건이 열악해 진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퍼져 가고 있는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운동이라는게 있다. FIRE는 노후 걱정 없이 경제적으로 독립적이면서 조기 퇴직하는 걸 뜻하는 운동이다. 이것은 미국에서 태동을 했다. 이 운동의 의미는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인 조기 은퇴를 추진하는 밀레니엄 세대들의 움직임을 일컫는 말이다. 이 운동이 일어나게 된 동기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위기감을 느낀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일어난 근검절약 운동으로 이해 하기도 한다.  이 운동의 또 다른 목적은 노후에 쓸 돈을 젊어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많이 벌어서 적게 쓰고 저금하여 노후에 쓴다는 기본 개념에서 부터 출발을 한다. 바꾸어 말을 하면, 소비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수입을 극대화하여 은퇴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이 운동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한 집착이 아니라 노후에 최저 생계비라도 저축을 해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긍정적인 마음의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 운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이 주축이 된 구두쇠 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이나 불란서에서 생활하는 고소득 젊은이들이 폴란드까지 가서 치아 스케일링을 받고 온다. 의료비가 싸기 때문에 그리 하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사회보장 제도의 붕괴를 이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극(刺戟)은 지금 65세에 은퇴한 부모 세대들이 준비없이 은퇴한 사실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의 은퇴자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은퇴후에 잘 산다는 것은 재정적인 풍요로움이 기본이다. 그러나 물질적인 풍요 보다는 마음 편안함이 더 중요하다. 삶의 만족도를 찾으려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살만한 사람들이 불행에 빠지는 이유는 늘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딱한 생각을 갖고 사는 것이다. 삶의 질은 높아 졌는데도, 만족치 못하다고 느끼며 살기에 그런 것 같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유대감을 갖고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 그 이유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노년에 깊이 생각할 문장이 있다. “부끄러워하는 것은 청년에게는 일종의 진실이고, 노인에게는 일종의 불명예이다.” 왜 불명예라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