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국사람들에게 가슴열어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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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후(TV탤런트/네이퍼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네 속담을 미국 사람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아마도 민속학자가 아닌다음에야 첫번째로 알아듣고 무릎을 칠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낳았고 한국에서 자랐고 산전수전 다 한국에서 겪으면서 살아 왔기 때문에 “척 하면 삼천리”라는 말귀에도 토를 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사람들과의 소통은 정말로 쉽지가 않다. 지금 미국사람들, 그냥 보통사람들의 얘기이기는 하지만 삼성같은 회사의 우두머리를 감옥에 넣으려고 안달을 하고 있는것에 대하여 너무나 이해가 안간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삼대에 걸처서 상속이 되었건, 세습이 되었건, 한국경제의 21%를 떠받들고 있는기업, 애풀의 위세보다도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그 기업의 장이 무슨 큰 죄를 저질렀길레 저러냐는 것이다.

세금 절약을 위해서 합법적인 페이퍼커퍼니를 세계도처에 세웠던 애풀같은 스켄들도 아니고 체육진흥을 위한 기부금을 냈다는 죄목가지고는 정말 가당치도 않다는 식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사실 말이 되는 말이라야 말을 하지, 말도 안되는 역설을 가진사람들의 의식구조까지 설명하자면 어느새 들어누어 침 뱉기가 되고 말기 십상이다. 삼성이 망하면 우리의 먹거리는 어떻게 될까? 당장 수십만명의 실업자와 그에게 달린 가족들의 생계는 어찌하면 좋을까? 킬링필드를 만들어 냈던 악마들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격이라 따저본들 무슨 소용이냐는 낙담 박에는 전할 말이 없는게 사실이기는 하다. 지난 70년 동안이나 한국의 전란과 그 굶주림의 혹독앞에서 따듯한 이웃이 되어 주고 번영의 완벽한 밧줄이 되어 주었던 해양문화, 미국 사람들, 미국교회의 그 원로 분들의 가슴 속에 이것보다도 더 이해 할수없는 억지 춘향 같은 행위를 무슨 수를 써서 이해하라고 할수가 있을까? 한술 더 떠서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 이말도 섯불리 설명할수가 없었다. 짧은 영어로 이병철 회장의 에피소드,” 골프 공은 잊어도 나무로 만든 티 만은 열심히 줏었다”는 그분의 경영철학 한토막을 얘기 해보았지만 시쿵한 반응 밖에는 돌아 온것이 없었다. 말로서 말을 하고 말로서 말을 해가지고 설명을 해서는 무엇 하랴? 우리나라는 정녕 이상한 곳에 와 있다.

북녘 오랑케의 말발굽이나 남녘의 섬나라의 굽이 높은 게다짝에 짓밟히기도 전에 허드렛 일에, 초근목피의 농경생활로 돌아가라고 재촉하고 있다. “학력이 무슨 소용? 공부해서 뭐하니? 끔찍한 경쟁사회, 끔찍한 빈부격차, 기업이 무슨나발?, 기술은 무슨 기술?, 원전은 무슨 나발?, 지옥같은 헬조선은 지금부터 안뇽이다. 접시꽃 당신같은 순결한 머릿결에 장백산 줄기줄기, 백두산 정기받아 삼천갑자 동방삭[三千甲子東方朔], 거저 통일의 그날 까지 건강하시라요!” 이렇게 격양가 높이 부르는 선비[?]들 덕분에 을시년스러운 가을을 맞고 있다. 그야말로 단호한 한마디로 국민들을 농노가 돼라고 명령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번 가을은 과일이 풍성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 사과와 보드라운 밍크담요를 특별히 좋아했던 대만사람들, 특히, 한국 드라마에 목을 매었던 중국사람들, 불꽃놀이에 수소폭탄을 상전으로 모시는 이상한 교주의 독재대신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성을 믿는 나라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기야 하겠는가? 풍성한 가을 과일처럼 풍성한 새소식이 이 가을을 마지하여 우리들의 쓰린 가슴도 따스하게 녹여 주었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