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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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봉(시카고상록회 회장)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경선이 처음 시작될 무렵 젊은 청년지도자들과 만남에서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은 없다하고 나는 단언 했었다. 그리고 그가 공화당의 대통령 출마자가 될 것이란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미국 시민의, 그리고 공화당의 의식이 이렇게 충격적으로 변화한 것에 대해 상상도 못했기에 염려도 하지 않았다.
미국의 건국이념은 평등과 정의가 살아 숨 쉬게 하는 헌법을 재청(再請)하여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 두었다. 미국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차별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평등을 보장해 두었고 백인의 나라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인류가 공평하게 살라갈 나라다. 이 땅의 주인을 트럼프 식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 원주민(인디언)이며 백인은 침략자들이고 찬탈자다. 이런 배경 속에서도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지명한 미국 대통령 후보자다.
오늘의 미국이 있기까지 미국 내외를 변화시킨 많은 대통령이 이 땅에서 배출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독립에 많은 영향을 끼친 윌슨대통령의 “미족자결주의”의 천명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 안에서는 미국인디언에게 자결주의는 철저하게 배제된 이론이다. 그 다음 민주주의의 원칙론을 말한 아브라함 링컨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미국에서 그 원칙에 따라 대통령 후보 두 사람을 선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선출 된 트럼프! 이 사람은 민주당 지원 연사 칸이란 사람의 주장대로 미국헌법을 무시하는 차별주의 인격자다. 그런데 이 사람을 한국사람 중에서도 많이 좋아하고 지원한단다.
물론 그를 좋아 할 수 있는 표현에 자유가 보장 된 것이 미국의, 민주주의라면 차별주의를 용납하지 않는 나라가 미국의 민주주의헌법이다. 더하여 공화당의 정강정책을 지지하여 공화당 당원이 되었다 해도 공화당의 근본, 미국의 근간인 헌법에 위배된 발언을 쏟아대는 인격자를 지지하는 저의가 뭘까! 트럼프의 행위로 느끼는 대리만족인가? 이쯤 되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나라의 시민은 자유 하는 시민의 나라가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를 헌법이란 올무를 가지고 구속하는 시민의 나라임을 깨달아야한다. 몇 일전 지인으로부터 정석주 시인이 지은 “대추”란 재목의 시를 한수 보내 왔었다. 나는 그 시를 읽다 붉은 대추에 미소 짓는 노인이 포개져 다가왔다. 그래서 꼭 같은 형식을 빌어 답 시를 지어 지인에게 보내고 보니 상록회에 모여 친교를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는 노인들의 미소가 망막에 가득히 떠올랐다. 그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졌다. 시제(詩題)는 “노인의 미소”/ 저사람 혼자서 다듬은 미소(인격)가 저렇게 돋보일 리 없다./저이 안에/ 불의와 맞서 스스로 삭인 분노가 몇 섬/어머니에 기도의 눈물이 몇 섬/극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좌절의 아픔이 몇 섬/ 그것들이 저렇게 푸근한 미소를 분만 했을 게다./저렇게 많은 얼굴의 주름도 혼자만의 것일 수 없다./세상의 불의가 낸 상흔(傷痕)도/ 세상의 공평을 위한 기도도/생명까지 다 주려는 사랑도/모두가 주름이 됐을 게다./
모든 풍파 몸으로 받아 낸 노인/주름 진 미소가 당신의 인격이구려!/노인은 가진 것이 참 많다/주름의 골골마다, 가득가득 담긴 경륜하며!/(“대추란 시를 읽고)
필자가 왜 미국의 대통령후보 이야기에서 시에 대한 감상으로 옮겨 졌을까하고 궁금하실 것이다. 한 알의 대추가 붉게 익어 말려져서 주름진 모양으로 보관 될 때까지는 필연의 과정이 담겨져 있듯,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도 무시하고 생략해서는 안 될 과정들이 인격(人格)이란 결과를 창출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트럼프란 후보자의 인격은 이미 없다. 그의 언행 속에는 사람을 돈으로 매겨진 상품으로만 그 가치가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천교도 정신으로 이념화 된 미국은 없어진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마치 그들의 조상이 미국 원주민으로부터 땅을 찬탈했듯이 트럼프는 약자의 권리를 찬탈하려하고 침식해간다. 그에게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강자의 본능 뿐, 인성을 찾기 힘들다. 사람이 인성(人性)을 버리면 사람이기를 포기한 행위다. 이른 그를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그도 인성을 포기하진 못해도 포기한 그를 통하여 대리만족을 누리려는 사람이다. 지도자가 인성을 잃으면 세상이 망한다. 그를 지도자를 뽑으면 사람 사는 세상은 이미 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