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불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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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파(淩波) 문장선(시카고)

 

게다의 굽

높아지더니

하늘까지 커진 욕심

불가사리가 되어

닥치는 대로

모든 땅을 삼켰다

 

온 세상에는

사무라이의 칼날

광란(狂亂)의 춤을 추고

하늘엔 가미가제가

불나방 되어 뛰어들어도

원폭 두 방에

불바다가 되었다

 

폐허 속에서

다시는 싸움 없는

세상을 빌었는데

평화의 꿈은 사라지고

동강난 북녘 땅엔

대륙간 유도탄이

동포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

 

홍수(洪水)로

수장(水葬)되었던

가인의 후손들

이제는 악의 축으로

맴돌고 있는데

손끝에다 목숨을 건 도박

빗나간 주사위를 던져

불바다가 되어

영영 사르려는가

*개다는 일본 나막신.

*2차 대전을 통해 원자탄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불바다가 되었던 것을 잊은 듯, 북한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