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선택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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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어느 시니어들의 모임에 가든지 대화의 공통점이 있다.   건강에 대한 것이 화제의 주축이 되는 걸 쉽게 보게 된다. 그런데 재미 있는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노인들이 언제 의과대학을 졸업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건강의학상식에 대하여 너무나 아는게 많다.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대화의 흐름은 의과대학을 졸업 하고는 인턴 과정에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건강에 대한것과,  병 증세와 복용해야 할 약에 대하여 아는 것이  너무 많음에 놀란다. 어느 분이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든다고 하니,  그것의 원인은 척추관 협착증 이라고 한다.  때로는 처음들어 보는 의학 용어가 술술 나오는 분들이 참으로 많음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아무리 노인들이라 해도 아날로그 문화에서 자연적으로 디지털 문화속으로 들어 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전에는 아는게 많으면 먹고 싶은것도 많을 거라 했는데, 그렇지가 않다. 나이들면 먹는 것도 제한이 많아진다. 당뇨병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 정도는 기초 수준이다. 전에는 우리 고유의 전해오는 민간요법에 대하여 간간히 아는 척들을 했다면, 지금은 가정주치의 정도의 수준인 것 같다.

인간은 신(God)으로 부터 선택의 자유의지를 부여 받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인간은 자유에 촛점을 맞추어 놓고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허나 자유 보다 의지가 더 값진 것이다.

의지의 자유라 함은 선택의 자유를 말 하는게 아닐까 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또한 자신을 돌아봄의 연속이기도하다. 그러기에 알게 모르게 자신을 지키려고 많은 의학적인 상식을 머리에 담아 두는게 오늘날의 노년들이다. 그것들의 결과는 자신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향한 숭고한 자신을 사랑하는 미학이기도 하다.  나이 먹어감에 따른 또다른 것은 생각의 제한을 잘 한다는 것이다. 하루 삼시 세끼 먹는 것부터 선택적인 제한을 잘 함으로써 건강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매일 같이 어려운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는 노인들을 보면 강한 의지력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지금은 건강한듯하여  뻣빳한 자세를 취하나, 앞의 일은 모르기에 곧 다가올 여러가지 건강상의 장애물이 나타날 것을 미리 짐작을 해야 할 것 같다.  인간이 노화가 되는 과정을 스스로가 인지 (認知) 하게 되는 것은 행운에 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몸속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하여 100세 시대인 지금,   60세 이전에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도 있다. 지금의 생명공학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발전이 되어 있다. DNA 편집이라는 기술이 실용화 되어가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푸른 색의 눈동자를 빨간 색으로 바꾸고 싶으면, 눈 옆에 편집 된 DNA를 바르고 자고 나면 눈동자의 색이 바뀌어 진다. 우리 몸의 콩팥 정도는 3D 프린터로 만들어서 갈아 끼워 넣기만 하면된다.

도대체 지금의 인간은 몇살까지 살수가 있을까 ?  성경에 나타난 인물 중에 가장 오래 산 사람은 우리가 잘 아는 노아의 할아버지가 있다.   969세 까지 살았다는 므두셀라 (Methuselah) 이다. 이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이 되어 있다. 1 세기 안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게 요즈음의 생명공학의 발전이다. 앞으로는 사는게 지루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들어 날것이라 한다.

이제 곧 80세가 전성기인 시대가 온다. 그 만큼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80세의 얼굴 피부를 40대로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오늘날의 생명공학의 업적이다.

이제는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시대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오랜 세월 동안 의미없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고 자기 인생의 열매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봄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