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애국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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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선 목사(시카고)

 

요즘 우리나라의 모습은 국론분열이 극에 달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반세기를 훨씬 넘게 남과 북이 대치한 분단국가의 한편에서는 촛불을 들고 정의와 탄핵을 부르짖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보수와 애국을 외치고 있다. 거기에다 정치인들은 데모에 편승하여 그 자락위에서 이성을 잃고 칼춤을 추려고 판을 벌리고 있으니 암담할 뿐이다.

그러나 계절은 쉼 없이 달려 추운겨울을 자나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을 맞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 살을 예던 추위와 눈발도 봄기운에 물러가고 생명의 약동이 활기차게 어울리는 봄처럼 조국도 화합의 아름다운 봄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민족에게 3월은 봄의 시작일 뿐 아니라 금년은 1919년 기미(己未)년에 일어났던 3.1절 제98주년이기도 하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근대사에서 새 시대의 분수령으로 3.1정신의 바탕을 독립선언문에서 “정의(正義), 인도(人道), 생존(生存), 존영(尊榮)을 위(爲)하는 민족적(民族的) 요구(要求)”라고 공약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독립선언문을 채택한 33인 중에는 기독교 16명, 천도교 15명, 불교 2명으로 이루어 졌음을 볼 때, 종교인들의 애국이 돋보이며 특히 3.1운동의 정신 속에는 기독교인들의 나라 사랑과 믿음이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날 종교인들의 애국과 신앙을 평가해 볼 때 3.1정신은 사라지고, 신앙적 애국심도 변질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신앙인의 애국이 건전하게 정립되어 사회에 바른 거울이 되어야 할 것이다.

3.1정신의 근본은 어디까지나 정의의 구현과 윤리적 가치를 지닌 인도주의와 생존권의 확립과 인권의 존영이 보장되어야 하고, 나와 생각을 달리하는 모든 상대를 무조건 부정하고 끝장을 내야하는 배타적인 사고여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오늘날 IS나 극단적 회교집단들이 종교를 애국으로 포장하여 테러와 살인을 미화하지만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신앙이 애국의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신앙의 바탕 위에 선 애국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기미년에 일어났던 3.1운동이야 말로 악에 대한 ‘의로운 분노’요 숭고한 ’거룩한 분노‘라고 평가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정신 속에서 순수한 신앙과 애국으로 승화한 외침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약성서 요나서를 보면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어, 니느웨로 보냄을 받은 요나의 이야기가 나온다. 요나는 하나님의 선민도 아닌 니느웨,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할 도성으로 가서 회개를 외치라고 했으나 그는 다시스로 도망을 갔다. 왜냐하면 그의 신앙과 애국심이 배타적으로 빗나갔기 때문이다.

우리는 3.1독립선언문 말미에 “아아, 신천지(新天地)가 안전(眼前)에 전개(展開)되도다. 위력(威力)의 시대(時代)가 거(去)하고 도의(道義)의 시대(時代)가 내(來)하도다.”는 선언에서 희망으로 국론의 분열을 치유하고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을 바르게 믿고 나가 나라를 사랑하는 건전한 애국과 신앙을 가진 크리스천들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