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머니의 사랑으로”

1780

문장선 목사 (시카고)

 5월! 봄이 절정에 이르는 계절이다. 그러나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시조가 떠오른다. 이 시조는 당나라 때의 비련의 여인 왕소군의 심정을 읊은 동백규의 시로, 5월을 맞는 필자의 마음에 봄의 불감증을 더하게 한다.

금년 5월은 유난히 봄 같지 않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춥고 어둡던 긴 겨울을 지나고 상큼한 봄을 즐길 계절에, 지구상의 여기저기에서 조난(遭難)을 호소하는 Mayday가 들려오고, 노동절의 함성이 귓가에서 북을 치며, 한국에서는 탄핵의 태풍이 대선을 휩쓸고 간 뒤 새 정권이 들어섰어도 여소야대의 불안과 북핵(北核)의 공포, 정국(政局)의 혼란이 부투명하여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

세상은 위정자가 바뀐다고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3:3)고 하셨다.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위정자의 협치(協治)와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포용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희망을 안고 5월의 어머니날을 생각할 때 빛바랜 카네이션의 쓸쓸함이 어른거린다. 빠르게 달려가는 세월 속에서 그래도 필자는 어머니의 사랑에 모든 것을 걸어보고 싶다. 세상에는 비정의 어머니도 많다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참 사랑만이 망가진 가정을 감싸주고, 찢어진 사회를 하나 되게 하며, 화해와 용서를 만들고 하나님의 사랑을 닮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봄이 봄다워지기를 기도해 본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사람들이 꾸미고 다듬어 만든 인조미(人造美)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법칙 속에서 가꾸어지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남만 탓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 앞서 국민들의 가정(家庭) 속에서 창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숭고한 아가패의 사랑으로 치유(治癒)된다면 영적 봄은 올 것이며 민족의 봄이 꽃피어 더 아름다워 질 것이다.

솔로몬의 재판에 등장하는 두 여인의 모성에서 생명을 구하고 진실을 밝혀낸 것은 빗나간 어미의 거짓 사랑이 아니라, 어머니의 참된 사랑의 힘이었음과 같이 우리 민족의 명줄을 되살릴 길도 참 어머니의 사랑과 거룩한 희생이 있어 봄을 잃어버린 겨레에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한 송이 가냘픈 카네이션의 꽃잎 속에 담겨진 어머니의 사랑이 참 사랑이라면, 위대한 힘이 있고, 죽음보다 강한 생명력과, 물보다 찐한 사랑의 본성이 담겨있기에 모든 것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