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요시다 쇼인의 집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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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무(시카고한인회 이사장)

1972년에 개관된 시카고 식물원(Chicago Botanic Garden)은 미시간 호수변의 시카고 북쪽 교외지역인 그렌코(Glencoe)에 위치한 잘 알려진 식물원이다. 385 에어커에 24개의 테마 정원을 비롯하여 230만 그루의 다양한 식물군이 사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변화를 주어, 우리에게 모국의 정취를 가져다준다. 간간이 보이는 한 반도 원산지의 꽃들과 나무들을 볼 때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테마 정원, 대초원, 숲, 계곡, 호수, 구릉지대, 그리고 그린하우스 등과 각종 교육, 전시부대시설로 미국 내에서도 잘짜여진 대표적인 식물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연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자연과 더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주위에 라비니아 음악 공원과 연계되어 문화행사를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러한 시설이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 인근에 있음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 있는 테마정원중 영국정원과 일본정원은 각기 다른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정원이다. 조형미를 앞세운 영국 정원과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나타내는 일본 정원은 무척 대조적이다. 우리와 무관치 않는 일본 정원이 우리의 관심을 끌기 된 이유는, 이곳에 요시다 쇼인(1830~1859)의 집과 한국 원산지 진달래군이 아우러저 있기 때문이다.

■요시다 쇼인이 누구인가

일찍이 전 국사편찬 위원장을 역임한 이태진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최대 피해국인 한국이 요시다 쇼인에 관한 지식부족으로 아베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의 참의미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은 희극내지 비극이다”라고 했다. 그는 옛 조슈번(현 야마구치현)의 하급 사무라이 아들로 태어났다. 봉건 애도 막부(1600~1867)의 무기력과 서양의 월등한 군사력을 앞세운 제국주의 모습을 보면서, 일본 근대화와 생존을 위한 개방을 주장하며 정한론, 대동아 공영론, 일본 만민론등을 감옥에서 저술했다. 봉건 애도막부를 무너뜨린 명치유신(1868) 성공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정신적 지도자, 사상가이며 우리 민족에게 재앙과 고통을 가져다준 정한론의 뿌리이다. 일찍이 서구 문명을 습득하기위해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되어 감옥에서 유수록을 저술했다. 석방된후에 고향 야마구치현에 쇼카손주쿠 학원을 열어 3년간 90명의 인재를 양성하여, 명치 유신의 원동력을 키웠으며, 30세에 처형 되었다. 현 아베 수상과 선조들의 고향이기도한 야마구치현은 일본 우익 정신의 성지이며, 요시다 쇼인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정한론과 일본 우경화에 뿌리가 같음을 알아야 한다. 요시다 쇼인은 명치유신성공을 이끈 제자 다카스키 신사쿠(1839~1867)와 함께 1869년에 설립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최초로 입사한 인물이기도 하다.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곳인가

일본 우익과 심지어 태평양전쟁 전범까지 합사하여 명치유신 이후의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제국주의, 군국주의, 국수주의로 치달았던 일본의 침략 역사를 미화한 곳이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야마구치 출신 우익정치은 이또 히로부미(초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초대 총독), 하세가와 요시미치(2대 총독), 까스라 다로(총리), 미우라 고로 (명성왕후 시해범)등과 아베총리 가문의 기시 느부스케(총리 외조부), 사또 에이사쿠 (총리, 기사동생), 아베만(중의원, 조부), 아베 신타로(외상, 부친)등으로 요시다 쇼인은 오늘도 일본 우익의 정신적 지주로 살아왔다. 임진왜란(1592)을 일으킨 도요데미 히데요시가 1차 정한론의 실행자였다면,  2차 정한론은 야마구치출신 극우 정치인 이또 히로부미를 중심으로 자행된 대한제국의 경실국치(1910)이다. 2013년 11월 일본 문예춘추에 아베 수상이 한 말을 기억해 한다. “한국은 어리석은 국가다”라는 경멸조의 표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도요데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향에 던진 말이며, 19세기말 정한론을 강력히 주창했던 후쿠자와 유키지(1835~1901, 게이오대학 설립자)가 한말임을 되새겨아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일본의 3차 정한론의 노림수와 실체를 깨닫고 대비해야 한다.  과거의 정한론이 군사적, 정치적 형태로 나타났다면 미래의 정한론은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을 이용한 경제침략으로 시도 될것이 분명하다. 일찍이 아베 수상이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은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며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했다. 독도 영유권을 국제분쟁화시켜 다시 한번 한반도를 지배해서 해양 세력의 대륙진출을 도모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차세대 교육을위한  교과서에 역사왜곡을 일삼는 일본은 청일전쟁(1894), 로일전쟁(1904), 한일합방(1910),만주사 변(1935), 중일전쟁(1937), 태평양전쟁(1941)등 명치 유신이래 전쟁경제라는 마약에 중독되 있다.  전쟁에서 겪는 인간의 비참함과 고통을 외면한체, 오직 국가성장을 꾀하는 자기 도치의 달콤한 독에 빠져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 일본은 외국 침략을 통해 생존과 발전의 길을 찾아내는 특이한 유전자를 갖고 있음은 지난 과거 역사가 말해준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