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춤 아우르다’를 보고…

1292

허정자(시카고)

 

지난 8월5일 스코키 퍼포밍 아트센터에서는 시카고 한국 무용단 제5회 정기공연이 있었다. 시카고한국무용단은  2009년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어가며 또한 우리의 후세들과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몇명의 전문인들이 모여 창단되었다. 그후 한국 무용에 관심있는 일반 성인들이 모여 무용원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어린이 무용단까지 생겨 완전한 무용원으로 발전했다. 몇년을 지나는 동안 무용단은 더욱 커졌고 발전했다. 여러 곳에서 공연 요청, 또는 학교들에서 워크샵 요청들을 받으며 시카고 동포사회와 주류사회에 우리의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문화를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훌륭하게 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보배들이다. 2년에 한번씩 정기공연을 해 오고 있는데 이번이 제5회 정기공연이었다.

첫번째 순서 “태평성대”는 임금이 나라를 잘 다스려 평화로운 나라를 이룬다는 태평성대의 모습을 창작한 춤이라는데 우아하고 화려한 궁중의상과 풍성한 궁중의 향연들이 한국 전통의 느린 음악과 빠른 장단으로 이어지면서 그 웅장함을 보여주는 화려한 춤이었다. 두번째 “승무”는 승려들이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두르고 흰 고깔을 쓰고 추는 춤이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고 변화하여 춤사위도 다양하고 춤의 기법 또한 독특하다. 타령과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인데 승무가 불교의식 무용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맞으나 의상도 춤사위도 많이 바뀌고 향상되어 이번 이애덕단장이 춘 승무는 의상을 검은 겉옷과 검은 한삼으로 더욱 무게있고 명상적인 분위기로 보였다. 지금은 승무가 무형 문화제 제27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세번째 전문인들이 춘 “장검무”는 한국에서는 AD 660년부터 추어졌다는데 후에 궁중무용으로도 추어 고한국의 전통무용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전쟁의 살벌함 보다는 예술무용으로 승화되고 있다고 한다. 의상이 우아하고 춤사위가 무게있어 보이며 춤추는 모습이 더욱 돋보이는 춤이었다. “매화향기 속으로”라는 춤은 성인 무용단원들이 다함께 춘 춤인데 더욱 시원하게 모자 쓴 모습과 화려한 의상은 봄놀이 나온 여인네들의 단아한 모습들이 가볍고 유연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흥을 돋우는 아름답고 흥이나는 춤이었다. “숲, 달빛 드리우다”는 어두운 밤 작은 불빛들 가득한 숲길을 따라 거닐며 자연을 통해 마음의 평안과 생동감을 표현한 작품이라는데 두 무용인의 연한 청보라색 하늘하늘한 의상이 너무나 청초해 보였다. 그리고 두손에 든 둥근 등불은 춤사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별과 달 나무숲을 통해 자연속에 어우르며 일상생활에서 지친 마음과 생각들 잠시 내려놓고 완전히 춤속으로 끌려들어가 평안함을 맛볼 수 있는 춤이었다.

청소년들이 춘 부채춤은 언제보아도 꽃과 나비들의 향연장 같아 보인다. 아름답고 화려한 의상과 부채는 여러 동작을 아름답게 만들어 내 보이는 한국 민속무용을 대표할 만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한국춤의 화려함을 빛내준다. 청소년들의 한결같은 가벼운 몸놀림과 춤사위가 무척 유연하며 만들어 내는 동작들이 많이 숙련돼 보여 얼마나 혼신을 다해 연습에 임했는지를 보여준다. 세분의 전문인들이 춘 산조춤은 산조음악, 거문고와 장구 반주에 맞춰 춘 춤인데 이 춤은 정통 한국춤의 정수를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춤사위와 의상의 조화가 어우러져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춤이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춤은 유초등부와 청소년들이 함께 춘 춤으로 동화 백설공주를 묘사한 무용극이라고 표현해야 될 것 같다.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은 읽어본 유명한 동화가 아닌가. 계모왕비역을 춤으로 묘사한 청소년들의 춤은 감동적이었다. 그외에도 백설공주, 왕자, 사냥꾼의 춤도 표현력들이 너무 좋았다. 특히 귀여운 어린이들의 일곱난쟁이와 동물춤의 의상 표현도 너무 좋았고 춤도 잘 추었다. 그리고 숲속 나무들의 춤도 너무 어울렸고 의상도 걸작이었다. 해를 거듭하면서 무용극도 다양하고 어린이들의 표현력도 더욱 발전함을 볼 수 있었다.

“잘ㅡ가 할머니”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로 고통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며 조금의 위로라도 드리고 싶어 여러 모양의 춤사위로 혼신을 다해 표현해 보인 작품이다. 이애덕 단장의 이 작품으로 할머니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는 지금부터라도 정신 똑똑히 차리고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더욱 강해져야 되겠다. 아직 살아계신 할머니들의 소원이 이루워지시길 바란다.

마지막 순서로 선보인 “북의 대향연”은 무용원 전체 멤버들이 함께 열연했다. 모듬북, 장고, 소고, 경고까지 여러가지 모양의 북들을 가지고 춘 춤인데 제목 그대로 북의 대향연이었다. 화려하고 웅장했던 북춤은 마지막을 완전히 흥분의 분위기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신명나는 대향연이었다. 이 모든 작품을 창작해 낸 이애덕 단장의 능력과 전문인들 그리고 무용원 전체 단원들이 모두 혼신을 다해 준비했을 것을 생각하니 완전 감동이다. 다시한번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