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좌충우돌 채플린 이야기(18)…나를 찾아가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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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목사(하나님의 성회 시카고교회 부목사)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왜 이럴까?”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타인에 대하여 고민하며 산다. 이 고민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평생 계속될 것이다. 칼뱅은  “자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도 없다.” 고 말했다. 채플린 인턴 수업 중에 에니아그램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다. 에니아그램 분석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의문을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나는 다른 사람이 한 가지 부탁을 하면 두, 세가지를 들어주려고 애를 썼던가?’‘나의 바램이나 마음을 살피기 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 것은 왜일까?’‘나의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해도, 나의 희생으로 남들이 행복해지면 나는 괜찮다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억울해도 가슴앓이로만 그치고, 화가 나도 감정을 숨기고 웃는 얼굴을 하는 이유는 뭘까?’‘내 마음을 솔직히 표현했다가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아닐까? 나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가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결혼한지 20년이 넘었지만, 남편과 한번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다. 부부 금술이 좋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렀던 것이다. 수업 중에 발표를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지금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대답하기 정말 어려웠다. 내 솔직한 기분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괜찮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나는 행복하다.”고 말해도 슈퍼바이저나 다른 인턴들은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나는 “왜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느냐?”고 반문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나의 감정을 무의식 속에 가두었거나,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고, 표현하기 두려웠음을 깨달았다. 그랬다. 그때 나는 괜찮지 않았고 아팠고, 억울했고, 화가 났었다. 그럼에도 나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남의 마음을 살피기에 분주했다. 한마디로 너무 남의 눈치 보며 살았다고나 할까? 나는 내가 신앙이 성숙해서, 신앙의 힘으로 초월해서 정말 괜찮다고, 아니 목사는 그러면 안 된다고 세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에니아그램을 통해 나를 이해하게 되면서 나는 나의 성격유형의 특성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럼 에니아그램이 뭔지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초대교회 교부들이 영적 훈련을 위해 사용한 것이 에니아그램(Enneagram)이다. Enneagram은 헬라어로 아홉이라는 의미의 Ennea와 도표라는 의미의 gram을 합성해서 만든 단어로 인간을 아홉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1번은 완전주의자(Perfectionist), 2번은 조력자(Helper), 3번은 능력자(Performer), 4번은 낭만가(Romanticist), 5번은 관찰자(Investigator), 6번은 의리파(Loyalist), 7번은 열정가(Enthusiast), 8번은 모험가(Challenger), 9번은 화해자(Peace Maker)이다. 독특한 점은 인간을 지배하는 감정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첫째 감정이 분노, 둘째 감정이 두려움, 셋째 감정이 느낌이나 기분인데, 이 세 가지가 대인 관계나 일 처리 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모험가/화해자/완전주의자는 분노의 지배를 받고, 조력자/능력자/낭만가는 느낌이나 감정, 관찰자/의리파/열정가는 두려움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에니어그램은 나의 어두운 면을 보여 줄 뿐 아니라, 그것을 변화시키는 은혜의 빛에 나 자신을 어떻게 노출시킬지 영적인 조언을 제공해 주었다.  ‘하나님이 디자인 하신 진정한 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누구인지, 왜 반복해서 넘어지는지, 늘 같은 자기 방어의 패턴을 보이는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아, 이 사람이 바로 이 유형이구나!” “아, 그 사람이 이런 유형이라서 그런 식으로 반응을 했구나!” 이해할 수 있었다. 성 어거스틴은 “내가 누구인지, 하나님이 누구인지 알게 하신 주님께 감사 드린다.”고 고백했다. 9가지 유형이 모두 하나님의 속성이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우리를 창조하셨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었다. 나를 이해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덜 입을 수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달라질 것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도서 [나에게로 가는 길, The Road Back to You]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