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항아리와 종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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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와 종발

봄빛 육춘강(시카고)

 

어떤 사람 부자 집에 태어나 오만과

편견으로 자기가 금 수저라는 착각 속에

다른 사람의 나쁜 점만 눈에 보여서

자기 마음에 그릇을 종발로 만들었네

 

어떤 사람은 평범한 집에 태어나

사람 속에 섞여 살며 부모 형제 사랑받고

많은 사람들의 좋은 점만 눈에 보여서

자기 마음의 그릇을 항아리로 만들었네

 

종발은 대국대굴 굴러 보아도

담긴 것이 없어서 달달달 소리만 요란하고

항아리 굴을 수록 사랑과 순종과 행복을

항아리에 담으며 담대하게 행함으로 이루네

 

슬픔이나 불행이 다가와도 웃음으로 버티며

항아리에 담아 폭풍이 불어와도 꿈쩍도 않고

종발은 너무도 작아 슬픔도 기쁨도 담을 그릇

너무도 작아 이리대굴 저리대굴 정처가 없네

 

항아리는 삶의 목표가 생겼을 때

대굴대굴 두세 번 구르면 목표에 달성하고

종발은 삶의 목표가 생기면 대굴 대구루루

구르다가 지쳐서 시기와 질투로 응고되어

이것도 보기 싫고 저것도 보기 싫어 중간에 포기하네.

 

‘항아리와 종발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항아리와 종발을 만듦은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의지에 달렸으니 좋은 점 주워 담아

항아리로 만들어 불평도 담고 희망도 담고

이해와 평안을 담아 묵묵히 버티며 나의 삶을 즐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