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로맨스 사기 피해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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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 작년 한해 1억4,300만 달러 직접 송금-기프트 카드 사기

호감가는 인물 사진 도용 피해자 유혹 `캣피싱` 수법 이용

 

한인 여성 김모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소셜미디어(SNS)로 미군 파병장교라며 한 남성이 친구 요청을 해왔고, 의심없이 친구를 수락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교제가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서로의 셀피 사진도 오갔다. 문제는 해당 남성이 “전장에서 적군으로부터 압수한 금괴를 갖고 있는 데 통관하려면 수수료가 필요한 만큼 돈을 부쳐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사기임을 직감한 김씨는 요구한 돈을 보내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 SNS에서 아예 탈퇴해버렸다.

이처럼 SNS나 데이팅앱을 통해 만난 이성 친구에게 금전 사기를 당하는 일명 `로맨스 사기(Romance Scam)`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금융위원회(FTC)에 따르면 2018년 한해에만 2만1,000여 명이 무려 1억4,300만 달러의 로맨스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로맨스 사기꾼들은 미인이나 호감가는 스타일의 외모를 가진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한 허위 프로필을 데이팅앱이나 SNS에 올려 피해자를 유혹하는 소위 `캣피싱(catfishing)` 수법을 사용한다. 외모에 끌린 피해자들이 접근하면 자신을 능력 있는 사업가나 부유한 자산가, 또는 파병 군인이나 선교사로 소개한다.

특히 피해자와 직접 만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해외에 있다고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동안 SNS 메시지, 이메일, 영상채팅 등을 주고받으며 먼저 신뢰를 쌓는다. 이후 돈을 뜯어낼 때 로맨스 사기범들은 대개 “갑자기 자신이나 자녀에게 사고가 생겨 병원비가 필요하다거나, 여행을 와서 소지품을 잃어버렸으니 돈을 보내달라”는 수법을 쓴다. 부자 행세를 했을 경우에는 돈이 다른 곳에 묶여 있는데 급전이 필요해 나중에 갚을테니 돈을 융통해 달라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전 사기 피해는 돈을 직접 송금했다 당한 경우가 가장 많고, 충전식 기프트카드로 사기 당한 경우가 두 번째로 많다.

FTC는 SNS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SNS에서 만난 상대방이 너무 빨리 가까워질 경우 또 만나러 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며 경비를 가장한 금전을 요구할 경우 일단 사기로 의심할 것을 경고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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