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올라, ‘팬데믹 인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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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인상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나며 경제가 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소비 억제, 제조업 비용부담 등 경제 악재 지적
연준·금융당국, “대응 가능 수준, 일시적 요인”

“말로만 듣던 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 든 것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하며 ‘과열’ 분위기와 함께 물가 상승을 지적하며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반면에 미국 금융당국은 이같은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려를 진정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3일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회복의 길로 접어든 미국 경제가 급속한 경기 반등으로 ‘경기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경제 및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의 근거는 물가 상승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코로나19는 미국 경제를 일시에 ‘셧다운’시키면서 물가 상승의 단초를 제공했다. 자택대피령으로 여행과 외식이 전면 금지되면서 소비 지출이 없었지만 반면에 다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출은 크게 늘었다.

연방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3월 물가상승률의 원동력은 개솔린 가격으로 9.1%나 상승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부터 나타난 물가 인상 현상은 각종 경기부양책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으로 소득이 늘어난 미국인들의 소비 지출이 더해지면서 이제 일상화되고 있다. 물가 인상은 일상 생필품을 넘어 각종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연방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2.3%나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에 해당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가의 상승세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게 되면 모처럼 맞은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3월에 나타난 높은 물가 상승이 제조업 분야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미국 제조업 분야는 극심한 원자재 부족과 가격 상승, 운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경계론을 펼치는 이들의 주 공격 대상은 금융당국이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저금리 기조의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현재 물가상승률이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이며,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팬데믹으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부문들은 개선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인플레이션도 오르고는 있지만 주로 일시적 요인들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연 2% 안팎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을 중기 관리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4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지출 계획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일자리 및 가족 계획 지출은 앞으로 8~10년에 걸쳐 지출할 계획이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문제가 있다고 해도 해결할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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