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나토 정상회의서 트럼프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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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4일 런던 나토 정상회의에서 단체사진 촬영 후 악수를 하고 있다.[AP]

트럼프, 트뤼도에“위선적”
폐막 기자회견도 돌연 취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0주년을 기념해 29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험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4일 캐나다 매체 CBC는 전날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나토 70주년 기념회의 환영만찬 영상을 공개했다. 트뤼도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누군가를 험담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25초짜리 영상으로,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가 최초 게시한 영상의 편집본이었다.
영상에서 존슨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것 때문에 늦은 거냐”고 묻고, 트뤼도 총리가 끼어들어 “그(He)가 40분이나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은 거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대상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CNN과 가디언 등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네 명의 정상은 자신들의 대화가 녹음되는 줄도 모르는 채 음료를 들고 큰 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트뤼도 총리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뤼테 총리와 영국 앤 공주를 향해 “심지어 그의 스태프들도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며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손짓을 했다. 정상회의 의례를 무시하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참모들조차 놀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트뤼도 총리)는 위선적인 사람(two-faced)”이라고 지적했다.
불쑥 캐나다의 방위비 분담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그가 멋진 남자임을 안다”면서도 “그는 (국내총생산의)2%를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고 있다. 그는 반드시 이를 부담해야 한다. 캐나다는 돈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 일정도 돌연 취소했다. 그는 트위터에 “오늘 모든 일정이 끝나면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난 이틀간 이미 꽤 많은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폐막 회견은 하지 않겠다. 모두 안전한 여행 되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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