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뚜렷해지는 대선…‘트럼프 vs 바이든’ 재대결 구도

227

바이든,‘반 트럼프’ 캠페인 기조 선명… 트럼프 “최악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며 오는 2024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구도가 더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게 됐다.

작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내부에서 다른 잠룡을 크게 앞서고 있는 데 이어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두 전현직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은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재선 도전 영상에서 ‘反 트럼프’의 선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 민주주의에 아물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장면으로 시작한 영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발언으로 이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행한 심대한 위협을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이로써 두 사람의 재대결 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실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맞붙으면, 이는 미국 대선 역사상 두 번째로 동일한 후보들이 벌이는 리턴 매치가 된다.

직전 사례는 1956년 대선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이 애들레이 스티븐슨 당시 민주당 후보와 두 차례 대결한 것으로, 당시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연거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사례는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직접 낙점한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당시 대통령을 상대로 출마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선거는 3자 대결에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필적하는 후보가 없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것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공화당 경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와 공화당 경선 양강 구도를 굳히고 있으며, ‘성관계 입막음 돈 제공’ 혐의로 맨해튼 검찰로부터 이달 초 형사 기소된 이후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며 최근 각종 조사에서 격차를 벌리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도 하기 전인 전날 밤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으로 규정하며 선공(先攻)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토론에서 우리 두 사람의 업적을 비교하면 이는 급진적 민주당원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며 “이처럼 최악의 기록은 없고, 우리나라가 이토록 나빴던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이렇게 대비되는 두 행정부가 존재한 적은 없었다”고도 했다.

최근 여러 여론 조사상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들의 가상 대결 지지율은 혼전을 거듭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2~24일 로이터와 입소스의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4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8%)과 디샌티스 주지사(34%)를 모두 앞섰다.

반면에 지난 18~19일 하버드대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45%)이 바이든 대통령(40%)을 앞섰다. 디샌티스 주지사(43%)도 바이든 대통령(40%)을 제쳤다.

지난 15~18일 유고브와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의 지지율로 바이든 전 대통령(43%)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