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인권 보호해야” 시카고 시민들, 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 목소리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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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정확히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힌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란은 물론 전 세계에서 반-이란정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이란계 미국 시민들도 “이란 여성과 함께하겠다”며 이란의 여성인권 실태를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이란계 시카고 시민 아지 씨는 “내가 비록 미국에 살고 있지만, 이란에 있는 나의 자매들이 자유롭지 못한다면 나 또한 행복하지 않고, 자유롭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소위 “도덕 경찰”을 운용하며 이슬람 율법에 맞는 복장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 단속이 이뤄지는 등, 현 정권 하에 자행되어 온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지 씨는 그러면서 “경찰을 보기만 해도 불안감이 치솟는다. 이전의 이런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여전히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지역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마흐시드 미르 씨도 비슷한 심정이다. 히잡을 착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강요 당했다는 그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정권에 의해 억압받아왔다”고 이란 거주 당시를 회상했다.
본국인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 이후 약 100여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위 양상이 이란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시카고에서도 수 백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이란의 여성인권 억압을 규탄하고 나섰다.
노스이스턴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이란의 여성사를 연구하는 마테오 모하메드 팔자네흐 부교수는 “이런 일을 모두 겪고도 이란에 있는 여성은 교육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을 거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맞서고 있는 현 정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자네흐 교수는 알리 하메네이 이란 라흐바르(최고지도자)가 집권하는 현 정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헌법이 바뀌거나, 현 최고지도자가 죽는 것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현 정권의 미래에 대해) 아무도 답을 하지 못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점점 커져가는 반정부 시위에 시카고에 사는 아지 씨는 “바람이 내 머리를 휘날린다. 난 입고 싶은 것을 입을 수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며 “난 여기서 자유로이 생각하지만 그런 권리를 박탈당한 내 이란 친구들을 모른 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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