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국 총기 3대 고질병···‘세계 최다소지·사망·개혁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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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보다 총기 소지율↑
보수층 탓 규제 무산

2012년 어린이 20명과 어른 6명이 희생된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또다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기참사는 10년 동안 미국에서 총기 규제와 관련한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25일 이코노미스트와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총기 소지율은 전 세계 최상위다. 이는 군벌 간 전투가 계속되고 극단주의 조직원들이 기승을 부리는 내전국 예멘보다 높은 수치다. 2017년 국제 무기연구단체 ‘스몰 암스 서베이’(SAS) 자료에 따르면 인구 15만 이상 국가 중 100명당 총기 소지 비율은 미국이 1위(120.5명), 2위가 예멘(52.8명)으로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전체 민간 총기 개수도 미국이 압도적으로 1위다. 같은 해 기준 미국(3억9,330만여개)은 2위인 인도(7,110만개)보다 5배 넘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의 여파인 듯 총기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통계사이트 ‘세계인구리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총기 관련 사망자가 제일 많은 곳은 브라질(4만9,436명), 그다음이 미국(3만7,038명)이었다. 베네수엘라, 멕시코,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과 이로 인한 희생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비영리 연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4명 이상 희생자를 낳은 총기사건만 집계해도 2014년 272건이 발생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692건으로 늘었다.

이 배경에는 총기규제를 위한 개혁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제자리걸음을 걷는 데 있다.

대규모 총기 난사 비극을 경험하면서 규제를 강화한 호주나 뉴질랜드 등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샌디 훅 참사 이후 10년 만에 대규모 초등학교 총기난사가 발생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터져 나왔지만 연방 법률을 통한 개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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