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핼로윈 대참사’154명 사망

871
이태원 핼로윈 참사는 비좁고 경사진 골목에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29일 밤 참사가 일어나기 직전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부근 골목이 핼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연합>

수만명 좁은 골목 몰려 최악의 압사사고
미주 한인여성 등 14개국 국적자 26명 포함

지난 29일 밤(이하 한국시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 핼로윈을 앞두고 수만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났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30일 현재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쳐 모두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 사고다.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2시께 59명으로 파악됐다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상당수가 숨지면서 계속 증가하면서 154명으로 급증했다.
사망자 154명 중 99명은 여성, 56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폭 3.2m 정도의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아 버티는 힘이 약한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었다.
미 국무부는 30일 이번 참사로 미국 국민 2명이 사망했으며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족들의 제보에 따라 미국 국적자 중 1명은 한양대에 유학중이었던 스티븐 블러시(남·20)로 확인됐다.
또 다른 1명은 20대 미주한인 여성으로 알려졌으나 신원 확인은 안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20대 사촌 여동생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알린 한 미주한인의 게시글에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젊은 나이에 숨지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기원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이날 참사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폭 3.2m, 길이 40m, 경사도 10% 정도의 좁고 경사진 길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태원 일대에서는 3년만에 맞은 ‘노마스크 핼로윈’을 앞두고 주말인 이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모이면서 골목마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행인이 가득 찼고, 한순간에 대열이 산사태처럼 무너지면서 참사가 났다.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밤 10시 넘어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전했다.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뒤엉키면서 사상자가 급증했다. 사고 직후 해밀톤 호텔 앞 도로에 수십 명이 쓰러진 채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하지만 인파로 가득 찬 골목에 구급 차량과 인력이 진입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구호가 늦어졌고, 그사이 인명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대형 참사 발생에 한국 정부는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한편 이번 참사에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지도자들의 애도 메시지가 쇄도했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