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수도권‘물폭탄’···복구는 늦고 피해는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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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곳곳 침수차량 방치
전국 17명 사망·실종
주택·상가 2,676동 침수

◎…이날 오후 12시 50분께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 한 채를 덮쳐 집 안에 있던 A(71)씨가 숨졌다. 앞서 오전 8시께는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펜션 투숙객 이모(54·서울 노원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도 산사태로 공장 기숙사가 매몰되며 중국인 근로자 1명이 숨졌고, 경기 양평군 강상면에서는 6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11명(서울 5명, 경기 4명, 강원 2명), 실종 6명(서울 4명, 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침수와 지반 붕괴 등에 따른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서초구 방배3동 인근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등산로 일대는 계곡에 설치된 목재 다리와 쉼터 정자가 파손되고 나무들이 대거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에서는 200mm가 넘는 폭우로 하천 범람으로 다리가 막혀 일대 16가구 주민들이 사실상 고립됐고, 칠봉체육공원 인근 하천 제방 약 100m가 유실됐다.
경기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마을은 이틀째 내린 비로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서 주차된 자동차 여러 대가 뒤엉켜 전복되고 일부 가건물이 무너졌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산책로로 이용되던 창릉천 다리의 상판이 붕괴했다. 산림청은 수도권과 강원지역에 대한 산사태 위기 단계를 ‘경계’로 올리고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수도권에서만 둔치주차장 41곳, 하천변 52곳, 세월교(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다리) 30곳 등도 통제됐다. 국립공원 138개 탐방로, 여객선 9개 항로 등도 통제 중이다.
◎…한때 일부 구간 운행이 차질을 빚은 서울 지하철 9호선 등 교통 시설의 일부 복구가 이뤄지긴 했지만 많은 도로들의 교통은 원활하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을 연결하는 서초터널은 오전 8시께부터 차량으로 가득 차 이 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오랜 시간 고립되기도 했다. 서초구 우면동 선암 톨게이트 인근에서는 반나절 이상 운전자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관악구 남현동에서 동서울대로 출근한 한 직장인은 오전 9시에 출발해 7시간 20분만인 오후 4시 20분에 회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전날 저녁 교통 통제에 들어갔다가 정상화된 서울 동부간선도로는 빗발이 거세지면서 이날 저녁 다시 통제됐으며 지하철 3호선 대화역∼지축역 구간과 경강선 판교역∼여주역 구간의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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