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한인회 분열 다시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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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헌

림관헌 칼럼니스트(시카고)

지난해 5월 16일, LA에서 김재권씨를, 5월 23일, 시카고에서 이정순씨를 각각 미주총연회장으로 선출하여 250만 한인동포를 대표한다며, 겨우 1000여명의 전·현직 한인회장들만이 회원으로 참석할 수 있는 정족수 250명 정도가 지난 봄, 5.16일과 23일에 각기 다른 장소에 모여서 2명의 총연회장을 탄생시키었다. 가관인 것은 미주 동포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도 없고, 정부가 매년 국민의 혈세를 쓰면서 동포사회를 격려하는 세계한인회장회의에도 거부당하면서(사고지역으로 분류), 어디 가서던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큰 기침만 하는 것을 본다. 법리적으로 보아 이들 미주 총연회장은 전직한인회장들의 친목단체로 현직 한인회장들과 같이 동포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총회의 직, 간접투표에 의하여 선출되는 진정한 동포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총수라고는 볼 수 없는데 그들은 일반 동포들과는 담을 쌓아 스스로 독불장군이 되고 있다. 2015년 LA총회에서 김재권씨는 7개 광역 한인회장들의 지지를 받았고, 시카고에서는 전 미중서부연합회장인 김길영씨계의 지지를 받은 이정순씨를 재선시키었다고 들었으며, 미중서부연합회도장도 시카고한인사회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영희씨가 회장에 당선되었다는 이야기도 최근에 제2의 연합회가 생겼다는 보도와 함께 그 존재를 처음으로 들었다. 며칠 전 필자도 궁금하여 앱에 들어가 보니 첫 이사, 임원회의장면인 듯 몇몇 사람이 모여 임명장을 받는 광경이 나오고, 다른 이벤트에서 빌려온 듯한 밴드음악과 박수소리가 멋지게 들려왔으나 새 회장의 취임사나 다른 연설도 들을 수가 없어서 그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

오늘(2016.3.22)보도에 의하면 그제 21일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 법원의 판결로 이정순회장은 성원미달로 당선무효가되고, 김재권 회장이 합법적으로 단독 미주총연회장이 되었다고 하니 두 개의 총연회장체제도, 그리고 2개의 중서부연합회장체제도 자연 소멸될 것이나, 필자가 투표에 참가한 시카고한인회장은 어느 쪽에 서야 하는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법리나 도덕적 논리대로라면 이정순 총연회장-이영희 중서부연합회장-진안순 시카고한인회장체제도 당연히 해체되고, 김재권 총연회장-김종갑 중서부연합회장-새로운 시카고한인회장체제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지만 어디 진안순 한인회장이나 김길영 전 중서부연합회장이 그렇게 순리대로 책임을 져줄 가능성이라도 있는 것일까? 캐롤 판사는 <“미주총연 회장의 명칭을 사칭할 수 없으며 총연 사무실 및 모든 비품, 은행계좌, 총연로고 등을 김재권 회장에게 인수인계하라”고 판결하고 또한 “버지니아에 있는 미주총연 본부 사무실 열쇠를 (김재권 회장에게) 인계하라”>고 명령하였다니 시카고 한인회도 소위 유지들이나 단체장들이 모이는 비상대책회의 등을 열어, 회장 재신임방법과 그 진로를 논의하는 것도 차선이 될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를 해본다.

필자는 오래 동안 현 미주 한인총연합회가 연도제한 없이 모든 전, 현직회장 역임자만을 선거권, 피선거권자로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250만 동포를 대표하는 대의원이나 현직회장만을 선거권자로 하는 민주적 조직으로 재편하고 8개 광역연합회도 이에 준하는 전동포의 직선 또는 간선제도로 바꾸어야만 민주법리에 합치된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총연 회장이나, 한인회장이 법원에 의하여 임명되는 부끄러운 일이 없어질 것으로 보았다. 김재권 총연회장이나 김종갑 중서부연합회장이 이런 총연정관개정과 선거법개선의 선두에 서서 이명박대통령이 시카고방문 시 주문한 미국법정에 한인회문제를 끌고 가는 불상사가 더는 없는 그런 동포사회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며칠 전, 언론보도에서 전직 한인회장단이 진안순 시카고한인회장의 “새누리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신청”사실을 놓고 대책회의를 열어 진안순 회장이 선거공약을 무시한 것이지를 놓고 갑론을박하였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진 씨의 거액한인사회발전기금 기탁 등 공약사업과 당시 혼탁하고 과열된 선거양상을 회상하였거니와 진회장이 밝힌 “양쪽 모두 문제가 없다”던 평통 업무소홀로 보아, 의원직이 한인회장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될 것이라는 전직회장단의 우려와 비판에 동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