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2016 미국대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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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칼럼니스트)

 

미국 대통령선거 역사상 처음 본다는 힐러리(아마도 “빌” 클린턴과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힐러리”로 부름)와 트럼프간의 니전투구(泥戰鬪狗)는 국가경영정책은 뒤로하고 황망하고 추잡하게 시정잡배들의 입에나 담을 난감한 거짓과 가십의 폭로 전(戰)으로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논의할 기회까지 빼앗고 있다. 힐러리와 민주당, 워싱턴의 공화당집단과 소위 주류속물(俗物)언론인들까지 한패가 되어 이미 세상에 사실로 들어난 힐러리의 이 메일에 대한 거짓증언, 벵가지사건, 브라질에서의 오픈 보더의 꿈 연설과 그녀의 본심, 시리아 난민 대대적수용에 따른 ISIS침투의 위험성, 오바마를 모슬림으로, 그리고 마약딜러로 표현한 이메일, 프라이머리에서 샌더스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음해, 경찰, 라티노, 트럼프지지자들에 대한 폄하 등 미국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인간성에 대하여 전혀 심층(深層)사색(思索)을 버리며 그녀의 정책과 과거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기회를 묵살하였다. 트럼프도 초기 유세에서 내세운 미국의 안보, 국경보호, 경제재건, 준법, 작은 정부, 오바마케어의 개폐, 이란 북한 등 핵개발중단정책 등 국가부흥정책에 대한 계속적인 논쟁을 힐러리와 민주당, 주류언론이 암묵적으로 날조 또는 확대재생산하는 스캔들의 꼬리를 쫒는 어리석은 1, 2차 토론으로 그 주종(主從)이 뒤바뀌고 정책대결의 실리를 잃고 말았다.

이제 3주간의 짧은 시간을 앞두고 10월 19일 제3차 트럼프와 힐러리의 마지막 대결이 라스베가스의 네바다대학에서 제1차 토론의 포맷으로 FOX NEWS의 크리스 월레스의 사회로 90분간 열릴 예정이며, 지금 간발의 차이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의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 같다. 제3차 토론을 3일 앞둔 오늘의 미국대선풍경은 참으로 대국의 민주적 선거사상 처음 보는 후진적인 양상을 보여주어 마치 2002년의 16대 한국대선을 연상시키고 있다. 좌파정권을 승계할 노무현 후보가 5년간 정권을 빼앗기고 소위 햇볕정책으로 북한과의 화해무드에도 불구하고 제1기 좌파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막지 못하여, 서해교전과 제2차 북핵위기로 대북긴장은 완화되지 않았고 대미관계도 어려워서 모든 면에서 우파정권의 복귀가 국내외적으로 환영받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제15대 대선에서도 이회창후보는 김대중후보에게 3%차이로 석패했으나 그 주요원인은 정책대결에서가 아니라 김대중후보도 불이행한, 병역미필(두 자녀)이 부당했다는 억지 루머 때문이었다. 그리고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도 김대중의 후계자인 노무현대통령후보에게 더 근소한 49대 47이라는 차이로, 그것도 15대 때와 똑 같은 거짓말을 퍼트리고, 그것을 해명할 시간을 주지 않은 김대엽이라는 무뢰한의 작란(作亂)으로 이러난 것이, 오늘 날 트럼프가 적극 부인하고 해명하는 최근의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것과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김대업의 그럴듯한 거짓이 먹혀들어갔고 노무현후보측이 적극 이용하여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 후 김대엽의 거짓이 들통이 낳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트럼프도 이런 스켄달을 해명하려 정책논쟁의 기회를 잃는 다면, 그 결과가 미국국민들에게 고스란이 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앞선다.

제1차와 2차 토론에서는 사회자들이 힐러리 편이 되어서 그 중립성을 잊어버리고 언론인의 중책도 잊어서 트럼프가 2대 1로, 그리고 3대 1로 싸워, 정책논쟁에서는 이기고 성추행루머와 호감도 경쟁에서는 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1차 토론에서 정책에서 이기고 성격살해를 당했다면, 2차 토론에서는 성격노출에 주의하다가 정책토론의 강도가 낮아졌고, 토론직후 포커스그룹에서는 18대 4로 트럼프가 대승하고도, 주류 언론인들의 편향적 논평으로 터무니없이 패배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30여 년 전에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자들 7~8명이 하루 이틀사이에 갑자기 쏟아져 나와 트럼프가 전혀 아니라고 부인하는 성추행을 했다는 것인데, 왜 그동안 침묵하고 있었는지? 그 때만 해도 트럼프는 이런 부류의 여자들이 선망하던 억만장자기업인이며 유명인사인데 정말 비행기 안에서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그런 비신사적인 망발을 하였을지? 제3차 토론에서는 대선 후보자토론의 기본이 갖추어지고, 유권자들의 인격도 존중받는 그런 토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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