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칼럼 31] 맺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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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노스파크 대학 생물학 교수)
장재혁 (무디신학대 작곡과 교수)

 

2015년 가을부터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하여 벌써 31편의 글이 되었습니다. 이번 academic year 는 한국일보 인성교육 칼럼과 함께하며 한편 한편 칼럼에 저희 필자 부부의 마음과 정성을 담았습니다. 교육자로서 부모로서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공감이 되거나 도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칼럼을 썼습니다.

 

올해 저 (최 필자)는 저희 부모님께서 미국에 이민 오셨을 때와 같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만일 제게 지금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여 미래에 대한 아무 보장도 없이 새로 시작하라고 하면 아마도 용기를 못 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더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을 위해 용기를 내셨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어려운 이민 길을 떠나셨었을 독자분들의 희생과 결단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결단을 하신 한인 이민자들에게 저희가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좋은 학벌 따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괘씸하게 또는 허탈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는 ‘최고 학교에 보내려면 학업성적에 스포츠에 과외활동에 이제는 인성까지 더 해야되는구나’라는 짐스러운 오해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칼럼 한편 한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 한국인의 뿌리에 이미 담겨져 있는 그 좋은 가치들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육이 언제부턴가 지식을 가르치는 데만 집착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교육의 근본은 사람이 사람됨을 통하여 지식과 능력을 구비하게 되는 것임을 다시 일깨워야 합니다. 인성적 가치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착하게 예의바르게 여유있게 사람답게 키워서는 미국의 경쟁사회에서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걱정을 버리시고, 이런 인성적 가치가 ‘21세기적 글로벌 인재’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떠오른다는 점에 대해 격려 받으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각 분야 리더들을 길러내는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같은 학교에서, 그리고 하버드를 비롯한 1순위 대학들에서 협력적이고 이타적인 인재를 발굴하여 양성하는데 더욱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근래 세계를 이끌어가는 회사들의 CEO 에 인도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협력적인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모두 세계적 회사의 CEO, 의사나 변호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던지 이웃과 어울릴 줄 알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참 인재가 되기를 원합니다. 부모가 신념있게 가정 교육하기가 힘든 세상인 것을 압니다. 교사가 신념있게 교육하기도 힘든 세상인 것을 압니다. 하지만 교육의 구조는 부모와 교사들이 만들었고 고칠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조정이 오래 걸리더라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협력적인 학습 방법, 봉사활동의 바른 정신 등은 ‘필립스 엑시터같은 학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누구나’ 배울 수 있습니다.

 

정교한 계산을 좀 더 빨리해내는 인재, 좀 더 합리적인 결과를 예측해내는 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이런 정확성과 속도, 논리는 굳이 사람이 맡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시작 되었습니다. 이제는 협력의 장을 열 수 있는 사람,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받으며 개개인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필요한 인재로 여겨지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야말로 다가오는 시대의 진정한 인재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칼럼의 일부는 필자 부부의 저서  “세계 최고의 학교는 왜 인성에 집중할까” (다산북스)의 내용이 참조되었음을 밝힙니다.

 

지금까지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