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독점 판단이 쟁점···애플 패소땐 수익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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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선택  제한, 소비자부담↑”
애플 “앱마켓 허용땐 보안 위협”
양사 CEO 모두 참석 법적 공방
애플 패소땐 수익에 직격탄
이기면 앱 개발의지에 ‘찬물’
어떤 결과든 앱시장 변화 불러

애플과 게임 업체 에픽게임스 간 앱스토어 소송전의 막이 올랐다. 양 사는 앱스토어 결제 및 다운로드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된다. 시장에서는 어떻게 결론이 나든 앱 비즈니스 지형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패배할 경우 전 세계적인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이한층 탄력을 받게 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기반 수익 사업 모델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애플이 승리하면 애플의 앱 결제 시스템을 뛰어넘는 앱을 만들려는 개발자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을 상대로 에픽게임스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사건의 첫 공판이 3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에픽게임스가 지난해 8월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처음 열린 재판이다.

애플에서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에픽게임스에서도 팀 스위니 CEO가 재판에 참석해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양 사가 이번 소송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소송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 사 갈등의 핵심은 애플의 내부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다. 지난해 8월 에픽게임스가 포트나이트 이용자에게 별도 결제 서비스를 쓰게 하자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대해 에픽게임스는 “애플이 인앱결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앱 개발사를 상대로 30%의 과도한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구조가 독접이라는 얘기다. 반면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에픽게임스가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애플이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마켓을 허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는게 에픽게임스의 주장이다.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아이폰용 서드파티 앱마켓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이를 허용할 경우 보안상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 전문가 의견을 제출한 스탠퍼드대의 수전 애시 교수는 “아이폰의 보안은 앱스토어나 관련 리뷰 절차가 아니라 운영체제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유럽에서도 반독점 문제로 코너에 몰려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관련 앱스토어 규정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예비 결론을 내렸다. 애플이음악 스트리밍 공급자들에게 인앱결제를 이용하도록 하고 모든 콘텐츠 구매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같은 규정들로 결국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고 그들의 구매 선택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에픽게임스와의 소송전에서 패할 경우 앱 결제로 얻는 기존의 수익 구조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애플이 지난해 서비스 사업부문에서 540억 달러(약 60조 5,000억 원)의 수익을 냈는데 소송에서 패할 경우 이러한 사업의 축이 무너질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이승리한다면 애플의 앱 결제 시스템에 도전하려는 다른 앱 개발자들의의지를 꺾을 수 있다”면서 “이번 소송전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항소 등으로 재판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궁지에 몰린 애플은 잇따라 당근책을 내놓으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 전 세계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으며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총 4,300억 달러를 투자해 2만 명을 추가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에픽게임스와의 소송전은 물론 자사를 겨냥한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에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독점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등 미국 각지에서도 빅테크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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