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유니온뱅크’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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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일본계 은행 유니온뱅크의 명칭이 변경되면서 일본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기반한 은행들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유니온뱅크는 미국 주류 은행인 US뱅크에 인수됐는데 소수계를 대상으로한 커뮤니티 영업은 이어갈 예정이다.

12일 LA 비즈니스저널(LBJ)에 따르면 유니온뱅크는 US뱅크의 모회사 US뱅콥에 인수되면서 오는 6월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앞서 작년 12월 유니온뱅크의 소유주인 일본의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은 US뱅콥에 은행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 UFJ는 당시 현금 55억달러에 더해 US뱅콥 주식 25억달러 어치를 받는 80억달러의 계약으로 유니온뱅크를 팔았다. 이후 유니온뱅크가 어떻게 경영을 이어갈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명칭이 변경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대적인 변신을 앞두게 됐다.

LA에서 설립된 지 100년이 넘는 유니온뱅크는 지난 1942년 ‘캘리포니아 도쿄 은행’(The Bank of Tokyo of California)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 70년대에 서던 캘리포니아 퍼스트 내셔널 뱅크를 인수한 뒤 1988년 유니온뱅크와 합병하면서 현재의 명칭을 써왔다.

유니온뱅크는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적대국 출신 이민자로서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계 미국인들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해 유니온뱅크의 대외협력그룹에서 근무하는 율리우스 로빈슨 헤드는 LBJ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재패니즈 아메리칸 커뮤니티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로컬 은행으로 역할을 하던 유니온뱅크는 2008년 일본 미쓰비시 UFJ에 매각됐다. 당시 미쓰비시 UFJ는 고령화로 시름하던 일본계 커뮤니티 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유니온뱅크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은행 영업에 불리한 저금리가 지속돼 수익성이 떨어지자 미쓰비시 UFJ는 미국 시장 진출의 상징과도 같았던 유니온뱅크를 처분하기로 했다.

이름은 바뀌지만 유니온뱅크는 로컬 커뮤니티를 위한 영업은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즈 코시 유니온뱅크 회장은 “일본어로 응대하는 콜센터 팀이 유지되는 등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는 중요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US뱅크와의 합병이 재패니즈 아메리칸을 포함한 모든 은행 고객들에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유니온뱅크의 명칭 변경은 일본계 은행의 역사에서 중요한 마침표다. 이번에 이름이 바뀌면서 사실상 미국에 일본 로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탄생한 모든 은행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니온뱅크에 앞서서는 지난 1998년에 일본계 은행 가주 수미토모뱅크(Sumitomo Bank of California)가 주류 은행에 매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