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환자 최근 크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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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메디병원, 최근 10년 조사결과 자궁내막증 환자 2배 증가

만38세 미혼여성 직장인 김모씨는 생리통이 심해져 산부인과를 찾았다. 검사결과 AMH수치가 1.2ng/ml로 난소기능저하와 자궁내막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고민 끝에 먼저 난자를 냉동하고 자궁내막증 치료를 받기로 했다.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병원장 장영건)이 2012년~2021년 최근 1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에는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이 1,713명이었던 것에 비해 2021년에는 3,527명으로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40대가 49.4%, 30대가 27.6%였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위치(난소, 난관, 장, 방광 등)에 존재하는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10~15%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다.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이화정 진료과장은 “자궁내막증은 발생부위나 유착 정도에 따라 다양한 통증을 일으키는데 심한 생리통과 골반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많은 여성이 생리통을 일상적으로 뒤따르는 통증이려니 생각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과 골반통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궁내막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서 드물지만 예후가 나쁜 난소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고,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폐경이 되기까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화정 진료과장은 “자궁내막증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이나 병의 심각한 정도, 치료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개개인에 맞추어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이루어진다”며 “증상이 경미하고 크기가 크지 않은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 장치를 삽입하거나 호르몬제와 진통제를 적절히 병용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난임의 원인이 되거나 지속적으로 크기가 증가하는 자궁내막종, 호전되지 않는 골반통 등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증을 제거하는 수술로 증상의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내막증 치료 시 가임력 보존과 재발방지를 고려하여 치료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 조사’ 결과, 실제 난임 진단을 받은 국내 여성(15~49세)의 17.5%가 자궁내막증을 포함한 자궁내막 장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 이광 센터장은 “난임의 원인을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자궁질환이나 배란장애, 난관요인, 자궁요인, 난소기능 저하가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자궁내막증의 경우 자궁 안쪽의 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난소, 나팔관에 증식하면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킬 경우 수정과 착상을 방해하므로 난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임신계획이 있다면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난자냉동 등을 통해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는 난소기능 저하, 자궁내막증, 조기 폐경의 가족력, 난소 수술을 받은 경우나 암으로 진단되어 항암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야 할 때, 그리고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미혼 여성의 경우이다.
특히 요즘은 결혼이 늦어지고, 고령 미혼 여성이 많아지면서 미래의 출산을 대비하기 위해 미혼여성의 “난자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여성은 출생 시 약 100~200만 개의 생식세포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 생식세포 중 초경 이후 폐경에 이르기까지 약 400~500개 정도가 배란이 되고, 나머지 생식세포는 세포 사멸 과정을 통해 점차 감소되어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그 수가 줄어들고, 이 생식세포가 고갈되면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생식세포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게 되는데 만 35세 이후로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며, 난자의 질(quality) 또한 저하된다.
이광 센터장은 “남아있는 생식세포의 수를 반영하는 지표를 난소예비력이라고 하는데 난소 예비력이 저하되기 전에 건강한 생식세포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난자냉동’이다”고 말했다. 또한 “임신을 위해 채취하여 냉동하는 난자의 수는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는데 35세 미만의 경우 10~15개, 35~37세는 15~20개, 38~40세는 25~30개, 41세 이상은 30개 이상의 난자가 있어야 임신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난자냉동을 고민한다면 40세 이전에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난자 수가 적어지고 난자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장익경 한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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