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회일정 보이콧

900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취재진에게 현안 관련 발언을 하기 위해 내실에서 나오고 있다.

예산·민생법안 또 표류 위기

 

자유한국당이 19일 정기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내년도 정부예산안과 민생법안이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 주요 야당들이 핵심 요구로 내건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할 수 없다고 고수, 정국 경색이 좀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인 다음 달 초까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여야 모두 책임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20일 이후에도 다시 협상에 들어가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긴급 연석회의에서 “국민적 분노를 담고 있는 고용세습·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국조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지금 국면은 제1야당인 한국당이 상당히 심각한 판단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상임위 운영이 어려워진다. 하루속히 고용세습·채용비리에 대한 국조를 수용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 발생하는 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것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또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임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강행한 데 대한 사과와 함께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은 20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보이콧 태세를 다시 정비하고 향후 대여 투쟁 방향도 다듬을 방침이다. 바른미래당은 보이콧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심정적으로는 한국당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용세습 국정조사는 당리당략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민주당이 받지 않을 이유도 없다”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에 민생 경제가 죽어간다. 여당의 개과천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을 규탄하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쟁을 위해 국회 보이콧으로 야합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며 “민생·예산과 무관한 정치적 조건을 내세운 국회 보이콧이 정당한가”라고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왜 헌법상 인사권을 행사한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예산안 심사는 정쟁 사안이 될 수 없다”며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 요구가 민생 예산안 심사의 거래조건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예산안 심사는 정쟁 사안이 될 수 없다”며 “보수야당 두 원내대표는 지금 즉시 국회 일정에 복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명분도 때도 가리지 않는 보이콧 선언은 한국당의 버릇이 된 듯하다”며 “한국당이 20대 국회 내내 이런 태도로 일관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국민들이 한국당을 보이콧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 임무를 방기하는 교섭단체 3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한다”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채용 비리를 문제 삼아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지만, 여당 또한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연합>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