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건강보험 가입 차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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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절차·비용 부담”

내국인보다 소득 적어도

더 많은 보험료 내야

한국에서 외국인과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의무가입제도가 실시된 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번거로운 절차와 비용 등의 문제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7월16일부터 시행된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에 따라 한국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한다.

하지만 외국인 건보 가입자는 피부양자 범위가 한정적이라 내국인 가족보다 건보료 부담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가입절차도 번거롭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내국인의 경우 건강보험 가입자는 소득이 없는 직계존비속,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존속 등도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은 가입자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동일 세대원으로 인정해 피부양자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소득이 없는 부모나 성년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은 모두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되면서 내국인 가족보다 건보료를 훨씬 더 많이 내야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이와 함께 외국인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 산정 기준도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건강보험공단은 외국인 지역외국인 지역 가입자의 경우 소득, 재산 등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지역가입자와 직장 가입자 포함) 평균보험료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2019년 기준 11만3천50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510만원으로 내국인 직장인 평균연봉 3천519만원에 비해 약 71%에 불과하다.

그러나 직장 가입이 불가능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지역 가입자로 가입해야 하고 이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무조건 11만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건보 가입절차도 번거로우면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외공관을 통해 영문으로 된 가족관계증명서가 첨부된 국문 확인서를 발급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더라도 다시 공증을 받아 내라는 사례도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 법무부는 지난 8월부터 `건강보험 체납 외국인 비자연장 제한` 규정을 적용해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건강보험료 3회 미납까지는 6개월 이내로 비자 연장이 허용되지만, 4회부터는 한국에 머무를 수 없도록 비자연장이 불허하고 있다.<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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