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칼럼] 잭 보글(John C. Bogle)

1862

이명덕 Ph.D., 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미국에서 오랫동안 선생님(Mentor)으로 마음에 품었던 분이 돌아가셨다. 잭 보글(Jack Bogle)로 불리기 원했던 그분은 뱅가드(Vanguard Group)를 처음 시작한 분이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Warren E. Buffett)은 2009년 잭 보글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했다. “일반 투자자 모두가 잭 보글의 투자 방식을 따라 했다면 지금보다 몇천만 달러 부자가 되었을 것(If all investors had heeded his idea, the would be hundreds of billions better off than they are now.)”이다. 인덱스 펀드를 이용해서 투자하라고 지난 30년 동안 언급했다. 추천한 이유 (3) 가지를 잭 보글로부터 배웠고 실제로 많은 이익을 보았기 때문이다. 투자할 때 투자경비가 저렴해야 한다는 것, 투자 수익률, 그리고 투자는 간단(Simple)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을 하나의 큰 판으로 보자. 큰 판 안에서 어떤 투자자는 이익을 보고 어떤 투자자는 손실을 본다. 투자 경비는 누구의 이익과 손실에 상관없이 꾸준히 부과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보는 투자자도 이익금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모든 금융회사는 돈을 벌고자 한다. 금융회사가 고객의 이익을 우선할까 아니면 본인들의 이익을 우선해서 일할까에 대한 대답은 자명하다. 투자하며 발생하는 모든 투자 비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수없이 강조했다. 잭 보글은 ‘투자경비가 적을수록 정확하게 그만큼 투자자의 수익이 된다(Investors get precisely what they don’t pay for.)’고 언급했다. 인덱스 펀드가 주식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 ‘보글의 바보 같은 작품(Bogle’s Folly)’이라고 조롱했다. 월가는 주식 전문가에 의해서 주식이 선정되고 투자가 결정되었는데, 인덱스 펀드는 주식시장에 나온 500대 기업에 무조건 투자한다는 것이다. 투자 전문가 생각에 500개 회사 중에 전망이 불투명한 회사가 분명 있을 것인데 회사를 평가해 보지도 않고 투자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투자 전문가들이 인덱스 펀드를 혹평한 이유가 나름 있었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75% 뮤추얼 펀드의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부터 1982년에는 뮤추얼 펀드의 50%가 인덱스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았지만, 그 후부터 뮤추얼 펀드의 수익률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뮤추얼 펀드의 10~15% 만이 인덱스 펀드 수익률보다 높다는 통계이다.

투자는 간단해야 한다. 간단해야 투자자가 투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인덱스 펀드는 간단하다. S&P 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다면 나의 투자 돈이 미국 500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가 복잡할 이유가 전혀 없다. 어뉴이티(Annuity)의 계약 책자는 200~300페이지나 된다. 이것을 읽어보고 이해한 후 투자하는 투자자가 과연 있을까? 뱅가드는 회사가 아니다. 투자자 모두가 주인(Owner)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뱅가드에 투자된 자산이 $5.1 Trillion이다. 뱅가드보다 규모가 훨씬 적은 피델리티(Fidelity) 소유주의 개인 자산이 $26 Billion이다. 잭 보글의 자산은 $80 Million에 불과하다. $1 Billion은 $1,000 Million이다. 피델리티와의 차이 금액은 뱅가드 투자자 호주머니에 들어간 것이다. 뱅가드와 경쟁하기 위해서 모든 금융회사는 투자경비를 절감하고 있다. 한 해(2013) 절감된 액수가 $25 Billion이라고 한다.

미국에 이민 와서 힘들게 번 돈을 투자하며 금융회사나 재무 설계사만 부자로 만들어 준다. 한인 동포는 이민 생활하며 아이들 키우느라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투자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지난 10년 동안 매주 여러 한인 신문에 재정칼럼을 연재하고 있지만, 갈 길이 먼 것 같다. 미국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평생을 바친 나의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필자는 미국에 사는 한인 동포 한 분이라도 제대로 하는 투자를 하기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www.BFkorean.com, 248-974-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