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이냐 종전이냐···푸틴 전승절 열병식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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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군 병사가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 철강 공장 근처에서 우크라-러시아 전투 중 장갑차 위를 걷고 있다. [로이터]

푸틴,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 “마리우폴 민간인 대피 등 논의”
젤렌스키, 영국과 무기 지원 논의·독일과 수뇌부 초청 통화

러시아군에 사실상 장악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이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인 전승절을 맞아 열병식을 준비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장했다.

5일 워싱턴 포스트는 우크라니아 국방정보국과 마리우폴 시 당국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극장을 포함한 도시 중심지에서 잔해나 시신 등을 서둘러 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현지 주민들까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이 극장에서는 지난 3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수백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최후의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이 내놓은 보도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베네트 총리는 앞선 접촉에서 이루어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두 정상은 특히 통화에서 최근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 대표들의 협력하에 이루어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를 포함한 인도주의 측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민간인들의 무사한 대피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아조프스탈 제철소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전투원들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기를 내려놓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러시아와 이스라엘이 모두 5월 9일에 기념하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일을 앞두고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포함한 모든 전몰자를 추도하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 기념일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은 소개했다.

베네트 총리는 지난 3월 말에도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으며, 3월 초에는 직접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기도 했다.

이날 양국 정상 통화는 “아돌프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는 러시아 외무장관의 최근 발언으로 촉발된 두 나라 간 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베네트 총리가 사과를 받아들였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과 유대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준 것에 푸틴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가 군사작전의 명분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고 답해 이스라엘의 큰 반발을 샀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발언이자 끔찍한 역사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대인 배경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나치즘을 조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활한 것”이라고도 항변했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장거리 무기 제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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