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돈바스 포기 못 해···전쟁 전체에 영향” 결사항전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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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로이터>

CNN 인터뷰 “바이든 집단학살 규정에 동감···바이든 우크라 방문해야”
러의 전술핵 사용 대비해야···”더 많은 지원 필요, 신속히 전달해달라”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끝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를 포기할 의향이 없다면서 돈바스에서 러시아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된 인터뷰는 지난 15일 이뤄졌다.

그는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할 경우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점령하려 다시 시도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이번 (동부) 전투는 전쟁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그게 이 땅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당초 러시아는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 총공세를 가했지만 강한 저항에 밀려 퇴각했으며, 조만간 동부와 남부 지역 공격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어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행동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한 데 대해 “같은 의견”이라며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 전쟁이 아니라 집단학살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민간인 수백 명이 숨지는 등 전 세계적인 비난이 일었다. 러시아는 부차에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병원과 학교 등 민간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민간인 희생이 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들을 죽였다.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발포했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단지 버스와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며 “(민간인 발포로) 거리에 시신이 줄지어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생명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세계가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노사이드 언급을 놓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중한 표현을 써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현지에 와서 그런 잔학행위를 직접 보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그(마크롱)에게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제노사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며 “와서 보면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그가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물론 안전 상황에 달려 있지만, 그는 미국 대통령이고 그것이 그가 여기 와서 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정치인들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 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러시아의 긴장 고조 행위 이후 우린 그 말을 안 믿는다”며 “우리의 유일한 믿음은 우리 자신과 국민, 우리 군이다. 또 각 국가가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우릴 지지할 것이란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이것에 관해 얘기하고 있지만, 보다시피 모든 사람이 용기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말뿐이 아니었다면서 “우릴 실제로 도왔던 나라가 많지 않기에 그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군수 지원이 더 필요하다면서 무기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타입의 군사장비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새로운 무기들이) 신속히 전달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장비를 운용하는 걸 배울 능력이 있다. 신속하게 우리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묻자 “생명을 최대한 사랑했던, 그리고 가족과 조국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며 “확실히 영웅은 아니다. 난 국민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길 원한다.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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