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1994)

363

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루는 대하 드라마는 보통 다양한 등장 인물에 정치, 사회적 사건들이 촘촘히 얽히면서 보는 재미가 크다. 특히 시대적 배경이 과거이면 당시의 풍경과 의상, 소품들이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20세기 초, 황량하고 아름다운 몬태나주 자연을 배경으로  강인하고 매력적인 ‘러드로우’ 4부자의 삶을 다룬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방영중이다.

1979년 발표된 동명의 중편 소설을 토대로 ‘에드워드 즈윅’(“글로리”, “라스트 사무라이”)감독이 연출했다. 특히 전작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확실한 매력을 보여준 젊은 ’브래드 피트’가 자유롭고 반항적인 둘째 ‘트리스탄’역으로 ‘앤소니 홉킨스’(아버지), ‘에이단 퀸’(장남)등 연기파 배우들을 제치고 거의 혼자서 영화를 끌고 가다시피 한다.

1900년대초, 미정부의 인디언 학살에 실망한 ‘윌리엄 러드로우’중령은 군을 떠나 가족을 데리고 몬태나주 외딴 목장으로 이주한다. 척박한 환경을 견디지 못한 아내가 동부로 떠나고 윌리엄은 전과자 출신 ‘렉커’와 그의 인디언 아내’펫’, 세아들 ‘알프레드’,’트리스탄’,’새뮤얼’과 목장을 운영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트리스탄은 12살 때 숲에서 그리즐리 곰을 만나지만 용감하게 싸워서 물리친다. 막내 새뮤얼이 하바드를 졸업하고 약혼녀 ‘수잔나’와 집으로 돌아온다. 알프레드와 트리스탄은 수잔나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하지만 새뮤얼이 군대에 자원하고 동생을 아끼는 트리스탄도 새뮤얼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에 간다. 새뮤얼은 전쟁터에서 사망하는데 뒤늦게 도착한 트리스탄은 끝까지 동생의 곁을 지킨다. 분노한 트리스탄은 맨손으로 독일군과 싸워서 동생의 복수를 한다. 장남 알프레드는 홀로 남은 수잔나에게 청혼을 하지만 거절당한다. 전쟁이 끝나고 집에 돌아 온 트리스탄이 동생의 무덤에서 우는 것을 본 수잔나는 그를 위로하고 두사람은 연인 사이가 된다.

수잔나를 좋아하던 알프레드는 트리스탄과 다투고 집을 떠나 정치에 입문한다. 트리스탄은 새뮤얼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형이 떠난 책임감

으로 다시 집을 떠나 방랑하는데 그를 사랑하는 수잔나는 계속 기다린다.

하원의원이 된 알프레드는 외로운 수잔나를 위로하고 결국 둘은 결혼한다. 아들들의 불행에 괴로워하던 윌리엄은 스트록이 오고  삶의 의욕을 잃고 목장을 방치한다. 금주령이 내려지자 트리스탄이 집에 돌아온다. 아버지를 돌보고 목장을 다시 일으킨다. 트리스탄은 목장 일꾼 렉커와 인디언 아내의 딸 ‘이자벨’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알프레드와 정치적으로 결탁한 갱단과 부패 경찰의 실수로 이자벨이 사망하고 트리스탄은 경찰을 패고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 면회온 수잔나는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거절당한다. 절망한 수잔나는 목을 맨다. 감옥에서 나온 트리스탄은 덱커와 함께 경찰과 갱단 멤버를 살해한다. 트리스탄을 잡으러 쉐리프와 갱단 멤버가 목장에 들이닥치고 알프레드는 침입자들을 처단하고 동생과 아버지와 화해한다. 살인범이 된 트리스탄은 자신의 아이들을 형에게 부탁하고 집을 떠난다.  세월이 흐르고 1963년, 숲에서 다시 그리즐리 곰과 마주한 늙은 트리스탄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오스카 촬영상을 받은 작품답게 아름답고 빼어난 자연을 담은 화면이 훌륭하다. 심금을 울리는 처연하고 낭만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앙상블도

좋다. 특히 조각같은 외모에 고독한 푸른 눈을 가진 브래드 피트의 절제된 감정 연기가 압권이다. 이 영화를 보고 그의 팬으로 확실하게 입문했다. 외모때문에 연기가 가려지는 느낌이 들 정도. 연기 장인  앤소니 홉킨스의 품격있는 아버지 윌리엄과 연기파 배우 에이단 퀸의 리즈 시절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의상 미술 소품도 모두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