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돈 룩 업(Don’t Look Up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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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팬데믹이 벌써 3년차에 접어 들면서 감정적으로 지쳐간다. 백신이나 마스크 착용을 불신하고 거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잘못된 정보를 믿고 과학조차 불신하는  이상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마치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는 것 같으면서, 타락한 정치와 탐욕스러운 거대 기업과 사람들의 무지와 이기심이 어떻게 인류를 종말로 몰고 가는지 보여주는  재미 만점의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상영중이다.  전작 “The Big Shot”(2015)과  “Vice”(2018)

로 탁월한 연출역을 입증한 ‘애덤 매케이’감독의 신작이다.

미시간 주립대 천문학 박사 과정인 ‘케이트’(제미퍼 로렌스)는 주피터 궤도를 관찰하던 중 본 적이 없는 낯선 혜성을 발견한다.  그의 지도교수 ‘랜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혜성의 속도를 계산한 후 6개월 후에 지구와 충돌하고 그 위력은 지구를 파괴시킬 정도임을 밝혀낸다.  NASA에서도 인지를 하고 행성방어협력부 국장인 닥터 ‘오글래소프’와 함께 백악관 면담을 신청한다. 케이트, 랜달, 오글래소프는 대통령 ‘올린’(메릴 스트립)과 그녀의 아들인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에게 긴급한 상황을 설명하지만 수뇌부는 탐탁치않은  반응을 보인다. 결국 미디어에 호소하기로 결정하고 랜달과 케이트는 모닝 토크쇼에 출연한다. 토크쇼 앵커들이 사안을 가십 정도로 취급하면서  핵심을 흐리자 케이트는 감정을 폭발하고 자리를 뜬다. 케이트는 인터넷상에서 조롱 대상이 되고 소심하게 남아있던 랜달은 인기인으로 부상한다.  한편 대통령 올린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올린은 국민들의 비난을 돌리기 위해 혜성의 위협을 인정하고 핵무기를 사용해서 혜성을 폭파시켜 궤도를 우회시키는 작전을 발표한다. 온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핵무기 론칭이 시작되는 순간 억만장자 CEO ‘피터’가 나서서 , 혜성에는 수백조 달러에 해당하는 희귀 광물이 있음을 밝힌다. 광물이 가져다주는 부와 일자리를 미끼로 론칭은 중단되고 피터는 자신의 회사가

개발한 방식으로 혜성을 분해할 수 있다고 백악관을 설득한다.

백악관은 랜달을 전면에 내세워 혜성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 홍보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낸다. 랜달의 변심에 실망한 케이트는 독자적으로  진실을 알리려고 “룩 업”(Look Up)운동을 펄치지만 백악관은 “돈 룩 업”으로 맞불을 놓고 방해와 협박을 한다.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혜성이 눈으로 보일만큼 가까이 다가온다. 회사의 혜성 분해 시도가 실패하자 피터는 미리 준비해 놓은 비행선에 대통령을 비롯한 상류 엘리트들을 태우고 지구를 탈출한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랜달은 혜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랜달은 케이트를 찾아가서 사과하고 오글래소프, 케이트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식구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찰지고 웃기다. 배불뚝이에 신경 불안증 증세를 보이는 소심한 중년 과학자 랜달을 연기한 디카프리오부터 피어싱을 하고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열정적인 대학원생 케이트역의 제니퍼 로렌스,  마마보이에 대책없는 비서실장 제이슨역의 조나힐까지 연기 구멍이 전혀 없다. 특히 모사꾼에 방탕하고 탐욕스러운 대통령 올린역의 메릴 스트립의

허세 가득한 연기도 좋다. 풍자와 웃음이 가득하고 결말을 기다리는 씁쓸한 안타까움도 끝까지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