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아들찾아 삼만리 (Philomena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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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현재도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거나 입양된다. 어쩔수 없는 사정으로 막 낳은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어미의 심정은 글이나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힘없는 10대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랑하는 아들을 포기해야 했던 한 여인이 50년간 자식을 그리워하다 마침내 찾아 나선 영국 영화가 있다. 대배우 ‘주디 덴치’가 인생의 끝자락에서 아들을 찾기 위해 미국까지 건너 간  ‘필로미나’를 진실되고 감동적으로 연기한다.

런던의 유명 정치 기자 ‘마틴 스미스’는 불명예 해고를 당한 후, 젊은 아이리시 여자로부터 자신의 어머니 ‘필로미나’의 얘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1951년, 필로미나가 임신을 하자 그녀의 아버지는 필로미나를 수녀원에 보낸다. 필로미나는 아들 ‘안소니’를 낳고 다른 미혼모들과 함께 4년간 수녀원에서 빨래를 했다. 수녀들은 엄마와 아기들을 떼어놓고 아이들 대부분을 강제로 입양 보냈다. 필로미나는 아들을 가슴 속에 묻고 50년을 살았다. 인간사에 관심이 없었던 마틴은 필로미나를 만나고 그녀의 스토리가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마틴은 수녀원을 찾아가서 조사를 시작하지만 담당 노수녀는 입양 기록들이 오래 전 화재로 없어졌다고 잡아뗀다. 마틴은 동네 주민에게서 수녀원측이 고의로 기록들을 없앴고 당시 아기들은 한명당 천 파운드씩에 미국으로 팔려갔다고 알려준다.

마틴은 미국측 인맥을 통해서 안소니가 입양 후 ‘마이클 헤스’라는 이름을 받았고, 유능한 변호사로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에서 자문 각료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마틴과 필로미나는 희망에 차서 미국에 온다. 필로미나는 전해 받은 마이클의 사진에서 마틴을 발견한다. 마틴이 몇 년 전 미국에서 일했을 때 둘이 만났적이 있었다. 하지만 마이클은 8년전에 죽었다. 절망한 필로미나는 아들을 더 알기 위해 주변 지인들을 찾아 다닌다. 마이클과 같이 입양되었던 여동생을 만나 양부모가 그들을 육체적, 감정적으로 학대했고 마이클은 게이였고 에이즈로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필로미나와 마틴은 마이클의 파트너였던  ‘피트’를 만난다. 마이클이 죽기 전 자신이 입양되었던 수녀원을 찾아갔지만 수녀는 생모가 마이클을 버렸다고 거짓말했다. 피트는 마이클의 뜻에 따라 그를 수녀원 묘지에 묻었다. 마틴은 수녀의 위선과 거짓에 분개하지만 피로미나는 그녀를 용서하고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들의 무덤을 찾는다.

2014년 아카데미 작품상, 여우주연상등 주요 4개부문 후보작.

논리정연하고 시니컬한 전직 기자와 늙고 순박한  한 엄마의 아들찾기 여정이

따뜻하고 웃기고 재미있다. 대박 스토리 취재를  계획했다가 필로미나와 함께 하며 인간적이고 정의롭게 변화하는 마틴역의 ‘스티브 쿠간’이 매력적이다.

오스카 음악상 후보답게 마음을 적시는 다정한 선율도 아름답다. 분명 드라마틱한 내용인데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이 포근하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