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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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우리 집  크리스마스 하일라이트는 온가족이 극장에서 새로나온 영화를 보는 것이다. 애들이 오지 않은 올해는 집에서 넷플릭스로 대신했다. 수많은 영화 목록을 살피다가 “오만과 편견”을 골랐다.  오래 전 딸과 극장에서 보았던 클래식한 러브 스토리에 감정이 촉촉해지고 모처럼 즐거웠다.

18세기 영국. 한적한 교외에 중산층 ‘베넷’일가가 있다. 인자하고 가정적인 아버지와 극성맞고 계산적인 어머니, 아름답고 내성적인 큰 딸 ‘제인’과 지적이고 독립적인 둘째 ‘엘리자베스(리지)’를 포함한 딸 다섯을 두고 시끌벅적 화목하게 산다. 아들이 없어서 남편이 죽으면 모든 자산은 사촌인

‘윌리엄’에게 상속되는 지라 미세스 베넷은 딸들을 부잣집 남자에게 시집 보내려고 안달이다. 베넷 일가 이웃에 런던에서 부유한 ‘빙리’남매가 잠시 머물러 온다. 마을의 무도회가 열리고 베넷 집안 딸 다섯이 모두 참석한다.

빙리는 어여쁘고 얌전한 제인에게 첫눈에 반하고 계속 그녀와 춤을 춘다.

역시 부유한 빙리의 친구인 미스터  ‘다아시’는 무뚝뚝하고 비사교적인데

못마땅한 표정으로 베넷 자매들을 쳐다보고 리지와 냉담한 말싸움을 하게 된다. 빙리의 초대를 받은 제인이 비를 맞아 몸살이 나서 빙리의 집에 며칠

머문다. 리지는 걸어서 빙리 집을 방문하는데 거기서 다아시와 마주친다.

빙리의 여동생은 오빠가 신분 낮은 집안 딸을 좋아하는 것이 싫고, 다아시는

세속적인 미세스 베넷과 소극적인 제인을 보면서 제인이 친구 빙리를 단지 돈때문에 만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빙리 남매는 마을을 떠나고 빙리를 좋아하는 제인은 상심한다. 윌리엄의 청혼을 거절한 리지는 숙모 부부와 여행을 하다가 다아시 저택을 방문하게 되고 그 규모와 수준에 놀란다.

집을 비웠던 다아시가 돌아오고 재회한 두사람은 서로에게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빙리를 설득해서 제인과의 결혼을 막은 자가 바로 다아시였음을 알게 된 리지는 분노하고 다아시의 사랑 고백을 거절한다.  막내 ‘리디아’가 바람둥이 군인과 눈이 맞아 도망치고 집안이 발칵 뒤집히자 다아시가 그들을 찾아서 결혼을 시키고 지참금까지 주어서 해결한다. 나중에야 다아시의 진심을 알고 후회하던 리지는 자신의 다아시에 대한 사랑을 자각한다.

빙리는 사랑하는 제인에게 청혼하고 다아시도 오해와 편견을 돌아 제인과 맺어진다.

고풍스럽고 운치있는 저택과 마을 풍경, 소박하고 우아한 의상들, 그리고

즐겁고 활기찬 무도회 장면등 모든 화면이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사랑의 장애물은 상대에 대한 편견과 오만방자한 태도일 것이다. 내성적이고 표현에 서툰 사람들의 성격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한 원작의 힘이 느껴진다.

시대를 초월하는 러브스토리의 고전을 보는 묘미가 있다.  관록의 연기파 배우인 ‘도널드 서더랜드’, ‘브렌다 블레신’의 베넷 부부와  위대한 ‘주디 덴치’의 안하무인 ‘레이디 캐더린’ 그리고 사랑스러운 ‘키이라 나이틀리’의 리지등 배우들의 연기 조화가 자연스럽고 입체감 있다.  달달한 코코아와 쿠키 먹으면서 보면 세상 시름을 잊게 만드는 기분좋은 고전이다. 넷플릭스 상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