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인제일장로교회 서삼선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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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먼저 섬기는 교회로 50년

글렌뷰 소재 한인제일장로교회 서삼선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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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선 목사

한인제일장로교회는 25~35세 젊은 청년들이 이민생활에서 좌절하지 않고, 올바른 믿음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가정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1966년 6월 19일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부르심에 기쁜 마음으로 첫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시카고지역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한인교회가 됐다. 1960년대부터 이민자들이 증가하자 이민법 강좌, 학술강좌, 시국 좌담회, 지역체육대회, 보험설명회, 간호사·약사시험강좌 등을 개최하고 한인회와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며 한인들의 이민정착에 가교역할도 감당했다. 2000년 제4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서삼선 목사로부터 50년간 ‘서로 먼저 섬기는 교회’로 성장해온 제일장로교회에 대해 들어봤다.

■이민교회에서 지역교회로 변화

올해 창립 5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이해 ‘이민교회에서 지역교회로 변화하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제일교회가 단순히 주일에 모이고 헤어지는 교회가 아니라 지역사회에 필요한 교회가 되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공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일주일에 한 두 시간 봉사하는 것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데 더욱 보람 되지 않을까 해서 3년 전부터는 가을마다 헬핑핸즈 기관에서 실시하는 혼자 사는 연장자분들 집 앞 낙엽 치워주기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역 헌혈기관을 초청해 성도 30여명이 헌혈에 참여하는 등 앞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찾으려 하고 있다. 작은 움직이지만 다른 이들을 섬기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적 섬김의 실천 기회를 늘려나갈 것이다. 또한 지역교회로서 변화를 목표를 세운 만큼 50주년 기념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그 선물을 준비할 수 있는 금액으로 헬핑핸즈 기관, 지역 소방서의 화상자 돕는 프로그램, 물댄동산(장애우 사역) 등에 후원금을 전달하게 됐다. 1세 교회가 2세, 3세 교회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작은 변화들은 다음세대교회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교회가 되어 커뮤니티를 섬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의 과정이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이민교회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 바로 다음 세대다. EM을 어떻게 활성화 할까 고민하던 중 30~40대 2세들로 구성된 한 EM교회가 찾아왔고, 올해 3월에 제일교회 EM과 통합하기로 결정돼 함께 예배 드리며 지내고 있다. 우리를 찾아온 EM교회 성도들은 자신들이 결혼했을 때까지는 몰랐는데 자녀가 생기고 나서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고, 또 자녀를 키우며 한국적 신앙과 문화의 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한인교회 속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개념을 교회에서 가르쳐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인교회와 연합하자는 마음을 갖고 찾아왔다는 것을 들었고 또 이들은 그 다음세대인 3세대에게 어떤 교회를 물려줄까 고민하는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제일교회로서도 많은 2세, 3세들이 들어오며 자녀들이 많아지고 여름성경학교가 활성화 되는 등 교회사역에 큰 힘을 얻게 됐고 교회도 새로운 분위기가 넘쳤다.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1세대 교회에 익숙해져 있던 중 놀라운 한나님의 섭리로 2세대 교회가 우리 EM과 합치고 부흥하게 됐고, 다음세대를 향한 교회 비전이 다시 세워지게 된 것에 감사하다.

■세대 변화를 인정해야

‘인생은 후반전부터다’라는 말이 있다. 이민생활 초반에 못했어도, 후반전에서 열심히 해 골을 넣으면 된다. 이민교회에서 후반전에 접어든 지역교회로, 1세에서 다음세대로의 세대 변화를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교회마다 당회가 있고 중대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1세들은 2세들을 어릴 적부터 자라온 것을 바라보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성인이 된 2세들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정해주지 않는 관계에서는 한계에 부딪히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EM구성원들을 보면 사회에서는 전문인으로서 인정받는데 교회에 오면 인정을 못 받다 보니 한인교회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 생각된다.

다음세대를 위한다는 것은 말 뿐이 아니라 인정을 하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다음세대에게 전해준다는 말에 있어서 교회 리모델링, 프로그램 등 교회가 결정해야 하는 것들에 있어서 앞으로 짊어지고 갈 다음세대가 결정 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것, 그리고 1세들은 뒤에서 서포트 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가정에서도 자녀들과 부모가 눈만 보고도 알 수 있듯이 1세와 2세가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을지라도 눈만 보고도 알 수 있는 이해관계가 형성 되야 한다. 현재 한 지붕 아래 두 가정을 이뤄 재정의 독립성은 유지시키고 행사나 사역 시스템은 하나로 움직이며 소통하고 있다. 제일교회 안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기쁨을 얻고, 부모님의 마음을 깨닫고 함께 다시 교회 다니게 된 것을 좋아하고 있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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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기념 주일예배 후 전교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1.5세 목회자의 삶

목사님이셨던 아버지 목회를 따라 캐나다로 고등학생 때 이민 오게 됐다. 고등학생 때 주일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섬기게 되었고, 어른들은 위에서, 아이들은 지하실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어른예배가 늦게 끝나면 아이들은 한없이 부모님을 기다려야만 했고, 어른예배가 일찍 끝나면 베이비시터에 맡긴 것처럼 데리고 가버렸다. 그 당시부터 마음에 ‘다음세대를 생각해주세요’라는 마음이 강하게 왔다. 어릴 적부터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싶었기에 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며 어떤 환경과 교회에서 계속 신앙을 지켜나갈 것이며 다음세대를 누가 복음으로 이끌고 나아갈 것이지 계속 생각하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받고 신학교를 옮겨 헬라어를 전공하며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안타까운 것은 부모들이 일반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대학강좌, SAT강좌를 듣게 하는 것에는 관심이 많은데 자녀들을 어떻게 믿음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를 나오는 것도 좋겠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어떻게 좋은 신앙으로 자라게 하는가’다. 일주일에 한번 예배 드리고, VBS 등과 같은 교회행사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일 가정 안에서 부모님이 관심을 갖고 자녀가 좋은 신앙에서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와줘야 한다.

■가정에서 자라는 신앙

가정 안에서 매일 신앙이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족의 경우 추수감사절에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9월에는 꼭 지역에서 열리는 지역사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으로 열리는 ‘5K Run For Love’ 달리기 대회에 가족이 꼭 다 함께 참여한다. 또한 교회에서 특별새벽기도기간은 다 함께 참석하고, 금식을 하게 된 후 브레이크기간에는 꼭 웬디스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이 우리 가족만의 전통 또는 문화로 지키고 있다. 한국말로 가정예배를 드리는데 예배 당시에 기도제목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면 자녀들에게 따로 안 물어봐도 자녀들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알 수 있는 등 자연스럽게 가족 안에서 소통의 시간을 이룬다. 이러한 문화는 돈을 많이 벌고, 좋은 학교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앙으로 자라나 믿음을 실천하는 것이 어떻게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을 줄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자녀들이 텍스리턴을 받았을 때 그 10%를 장학생을 선발하고, 커뮤니티에 음식을 나눠주는 체이드재단에 후원하도록 했다. 작지만 장학금을 주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말 뿐이 아니라 함께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믿음의 행실이고 이러한 훈련이 가정에서 교회로 퍼져 나누고, 섬기고, 베푸는 것을 배워야 한다.

■섬기는 청지기의 삶으로

하나님은 나의 신앙의 주인이 아니라 나의 모든 삶의 주인이다. 기독교인들은 직장, 학교 등에서 살다가 주일에만 교회에서 하나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지 무슨 일이든 ‘주께 하듯 하라’ 하신 것처럼 하나님 영광 위해 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 목회, 물질 등 언젠가는 모두 놔두고 떠나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맡겨준 것 일을 수행하는 청지기로서 충성해야 할 뿐이다.

섬기는 청지기의 삶이 기독교인의 삶이라 생각한다. 제일교회 표어가 주님, 형제, 이웃을 서로먼저 섬기자는 것인데 청지기의 삶에서 비즈니스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웃들 등 하나님이 섬기라고 보내주신 이들이라 믿고 섬겨야 한다.

교회는 은혜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공부하고, 교회 다니고, 목회하고, 자녀키우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 은혜와 축복을 사모하며 사는 것, 지금까지 지내온 모든 것이 주님의 크신 은혜다. 제일교회에서 16년의 세월을 보내며 우리 자녀들이 주일학교 학생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으로 자라는 등 많은 것이 바 꼈지만 변함없이 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큰 어려움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하심에 감사하다. 또한 하나님의 인도와 은혜로 50년 동안 한인제일장로교회를 지켜주시고, 새로운 비전을 주신 하나님이 앞으로 50년, 아니 주님께서 오실 그 날 까지 날마다 새로운 은혜로 함께 하실 것을 확신한다. <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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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회로서 변화해가기 위한 커뮤니티 사역으로 성도들이 헌혈봉사를 하고 있다.

 

▣ 주소 : 900 N.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

▣ 문의 : 847-299-1776

▣ 웹사이트 : http://fkpchurch.org/

 

<서삼선 목사 약력>

1986년 칼빈대(그리스어 전공) 졸업

1989년 Westminister Theological Seminary in Califonia 졸업 M.Div

1990년 칼빈 Theological Seminary Th.M과정수료

1998년 Covenant Theological Seminary D. Min 과정

1990년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남가주노회에서 목사 안수

1992년~1996년 파라과이 선교사로 파송

1996년~2000년 세리토스장로교회 부목사

2000년~현재 한인제일장로교회 담임목사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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